'결승타-호수비', 팀 승리 이끈 박병호의 영리함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6.04 06: 23

2위 경쟁팀의 맞대결에서 2연패.
전날(2일) 0-8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나선 넥센 선수들은 비장했다. 그리고 '자신이 못하는 것보다 팀이 질 때 더 속상하다'는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26)는 더욱 진지했다.
박병호는 3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초 1사 1,3루에 볼카운트 3-0에서 고원준의 4구째를 받아쳐 좌중간 적시타를 날렸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뒤 가운데로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의 영리해진 타격 방식이었다.

그는 올 시즌 볼카운트 스리볼-노스트라이크(3B-0S) 이후 성적이 8타수 4안타 5타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볼을 먼저 3개 얻어내고도 타율이 2할5푼으로 전체 타율(.254)보다 낮았던 박병호였다. "올 시즌 공을 오래 보게 됐다"던 그의 말처럼 선구안이 발전해가고 있다.
박병호의 이날 활약은 공격뿐이 아니었다. 넥센은 1회초 2점을 먼저 앞서고도 흔들린 브랜든 나이트가 볼넷과 안타를 내주면서 1회말 바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손아섭이 1루수 앞 땅볼을 치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땅볼 타구를 잡은 박병호는 가까운 1루 베이스로 뛰어가는 대신 2루를 택했고 주자는 1사 1,3루가 됐다. 이후 후속타자 전준우가 공교롭게도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 넥센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주자가 2,3루였다면 병살 유도는 어려웠을 것이고 3루주자에게 홈을 내줄 수도 있었다. 선행주자를 아웃시키면서 1루에 주자를 잡아둔 박병호의 순간 판단 덕에 넥센은 득점 후 바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박병호의 1회 결승 적시타와 뒤이은 호수비로 리드를 잡은 넥센은 중간에 한 점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결국 롯데를 4-3으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올 시즌 타점 1위(44점)를 달리며 최고의 4번타자로 자리잡은 박병호는 1루도 단단히 지키는 넥센의 '복덩이'가 됐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