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이 본 박빙 승부 원인 '수비와 그라운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6.04 07: 20

"역시 수비가 좋은 팀이 상위에 있다."
하루가 지나면 바뀌는 시즌 순위표. 4일 현재 1위 SK에서부터 7위 KIA까지 경기차가 '3.5'에 불과할 정도로 초박빙이다. 1위 SK와 '8.5'경기까지 벌어진 최하위 한화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비슷한 처지다. 어느 팀도 순식간에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에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매 경기가 마지막 끝나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정도다. 자칫 마음을 놓으면 승패가 뒤집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팬들은 이런 예상치 못한 흐름에 열광하지만 현장에서는 뜻하지 않은 변수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올 시즌 프로야구가 초근접 순위로 이어지는 이유가 뭘까. 지난 1일 문학 SK전에 앞서 만난 선 감독은 "직접 붙어봐도 그렇지만 올해는 절대 강자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전체적으로 수비 실수가 너무 많다"고 분석했다. 우선 야수들이 볼을 안정되게 잡으려 하지 않고 화려하게 보이려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겉멋 든 수비가 많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기록상에는 안타로 나오지만 사실은 실책인 경우가 허다하다. 리그 전체적으로 다 그렇다"면서 "게다가 그런 실책성 플레이 후에는 대부분 실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하나는 그라운드 사정이다. 선 감독은 "인조잔디에서 천연자디로 바뀐 것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라운드 흙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인조와 천연잔디에서의 타구 스피드 차이를 잘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또 볼의 바운드가 정상적으로 오지 않는다. 불규칙 바운드가 많고 일정하지 않으니 야수들이 실수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각 야구장은 작년 말 그라운드에서 석면이 검출, 새롭게 흙을 갈아업었다. 그런데 이 흙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아 야수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선 감독은 "혹시 부상을 염려한 야수들이 정면 타구를 피해가려고 옆으로 받다 보니 실수를 하게 되고 어려운 경기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는 곧 투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야수들이 흔들리고 믿음을 주지 못함에 따라 투수들은 맞춰 잡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믿게 된다. 최근 에이스 투수들이 동반 부진한 것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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