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의 첫 사극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촬영현장이 공개됐다.
3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경희궁에서는 왕세자와 똑같은 외모 때문에 하루아침에 세자 행세를 하게 된 노비 덕칠(주지훈)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위풍당당하게 궐 안을 걷는 장면의 촬영이 진행됐다.
주지훈은 군 제대 후 3년 만의 복귀작으로 사극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택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왕이 되기 싫어 가출을 감행하는 세자 충녕과 말보다 몸이 앞서는 행동파 노비 덕칠로 분해 1인 2역에 도전한다.

이날 촬영 장면에서 덕칠은 자신을 보고 길을 비켜서며 머리를 조아리는 신하들의 어깨를 격려하듯 툭툭 치며 의기양양하게 궐을 누볐다. 주지훈은 왕세자의 권위나 체통 따위는 없는 ‘겉모습만 왕세자’ 덕칠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오랜만의 복귀가 무색할 정도로 촬영 현장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이었으며, 왕세자 행세를 하는 덕칠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그동안 축적해온 연기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했다.
촬영 중간 중간 감독, 스태프들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더운 날씨에 진행된 야외 촬영인데다가 겹겹이 갖춰 입은 사극 의상 탓에 짜증이 날 법도 했지만 주지훈은 시종일관 밝은 에너지로 촬영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드라마 ‘궁’ 이후 두 번째 세자 역할인 만큼 곤룡포를 입은 주지훈의 모습은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주지훈은 촬영 중 쉬는 시간에도 곤룡포를 벗지 않고 무더운 날씨를 견뎌냈다. 그는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도 곤룡포를 입고 등장, “곤룡포가 추리닝처럼 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지훈은 단독 촬영신에서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주연배우다운 존재감을 뽐냈지만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 변희봉, 박영규, 임원희 등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있을 때는 영락없는 막내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주지훈은 선배의 말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호응하는 것은 물론 다소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주지훈은 이하늬, 김소현 등 후배 연기자들에는 든든한 오빠 역할을 자처하며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는 후문.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연출을 맡은 장규성 감독은 “영화가 전반적으로 코미디 느낌이 강해 주지훈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촬영 현장에서 주지훈이 숨겨놨던 끼를 발휘해 놀랐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주지훈이 많은 변화를 꾀했다. 관객 분들도 신선해 하실 것이다”라는 말로 주지훈의 코믹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한편 '왕이로소이다'는 왕이 되기 싫어 궁을 떠난 왕자 충녕(주지훈)이 자신과 꼭 닮은 노비 덕칠이 돼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점차 덕과 지혜를 갖춘 군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영화 '선생 김봉두'와 '여선생 VS 여제자', '이장과 군수'를 통해 편안하고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화법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장규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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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