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선발 라인업의 핫이슈는 '공격형 2번타자'다.
선동렬 KIA 감독이 먼저 '강한 2번론'을 주창했고 김진욱 두산 감독은 '2번 가변론'을 내세우고 있다. 모두가 팀의 득점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방침 중 하나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예전에는 1번이 출루하면 2번이 번트를 댔지만 지금은 강공이 맞다"며 힘있는 2번타자를 주장했다.
2번타자는 그 만큼 '공격 야구의 열쇠'라고 불리는 중요한 위치다. 클린업 트리오가 타점을 쓸어담기 위한 출루의 역할도 있지만 1번을 득점권에 놓기 위한 능력도 갖춰야 한다. 장타자보다는 배트 컨트롤과 선구안이 좋은 타자가 맞다.

그런 점에서 감독들이 원하는 2번타자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는 것은 KIA의 김선빈(22)이다. 김선빈은 2번타자로 나선 3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장타율 4할2푼3리 24득점 20타점으로 강한 2번타자의 면모를 보였다. 유격수라는 부담스러운 수비 위치임에도 높은 타격감을 보였다.
롯데의 주전 2루수 조성환(36)도 올 시즌 2번타자로 33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1리 18득점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조성환은 롯데 내야진을 아우르는 베테랑으로서 팀의 강타선을 조용히 이끌고 있다.
반면 LG는 2번타자를 골고루 기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 LG의 2번타순 성적은 타율 3할1푼7리 31타점에 이른다. 7번 이병규, 이대형, 김용의 등 발빠른 타자들을 2번에 고루 넣어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최근에는 2번에서 타율 4할 출루율 5할4푼5리를 기록하고 있는 7번 이병규가 나서고 있다.

4월 7승10패로 체면을 구겼던 삼성은 공교롭게도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5월에 지각 합류한 박한이가 2번에서 3할2푼5리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박한이는 5월 복귀 후 29경기에서 타율 3할3푼9리 18타점 1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처럼 펄펄 날고 있는 '공격형 2번타자'들의 문제는 출루와 진루, 득점과 타점을 모두 성공시켜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크다는 것이다. 올 시즌 전체 2번타자들의 타점(140점)은 3-4-5번을 제외하면 가장 높고 도루(62개)도 1번(82개)에 이어 가장 많다. 다가올 7,8월 여름을 어떻게 나느냐가 2번타자들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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