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성, "스피드 슈팅력 갖춘 가드로 기억됐으면"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6.04 15: 11

'총알 탄 사나이' 신기성(37, 인천 전자랜드)이 27년간 정들었던 코트를 떠났다.
4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신기성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1998~1999 시즌 원주 나래(원주 동부 전신)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린 그는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가드였다.
신기성은 챔프전 우승 1회, 준우승 1회 등을 이끌며 1998~1999 시즌 신인상 수상을 비롯해 2004~2005 시즌 MVP와 2005~2006 시즌 베스트 5에 선정되는 등 프로 데뷔 이후 14년간 기복없이 꾸준한 활약을 해왔다.

신기성은 이날 은퇴 기자회견서 "농구 선수로서 27년간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 마지막을 모두에게 알리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문을 연 뒤 "어린 시절 농구공을 잡은 뒤 그저 농구가 재밌었고 그 이후로 농구는 나의 전부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많은 열정을 쏟았다.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던 신기성은 "농구를 통해 많은 즐거움과 꿈을 가질 수 있어 행복했고 선후배들과 농구를 하면서 웃음과 인기를 얻었다"고 자신의 농구 인생을 돌아봤다.
신기성은 "2006~2007 시즌에 부산 KTF에서 뛸 당시 모비스에 패해 준우승을 했을 때와 전자랜드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며 "가장 처음 프로 선수 생활을 했을 때 원주 팬 여러분께 받았던 사랑을 마지막에 다시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하지만 나는 정말 행복했던 선수였다"고 강조했다
신기성은 한국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우승의 기쁨을 많이 누리지는 못했다. 그는 2003~2004 시즌 원주 TG에서 정규리그 우승 반지를 낀 뒤 2004~2005 시즌에 챔프전 및 정규리그 및 통합 우승을 이뤘고, 태극 마크를 달고서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대해 신기성은 "프로에 와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과 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지금도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우승은 잊지 못할 순간이다. 부산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따냈던 것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신기성은 "어떤 선수든 은퇴를 하게 된다.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 뿐이다. 나는 마음의 준비를 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은퇴의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내가 코트에서 뛸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인데 어떤 상황이 됐든 본인의 선택이다"며 "돌이켜 보니 나는 정말 행복했던 선수였고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아내와 딸 (신)지우를 비롯한 가족들과 지도해 준 감독님들, 승리와 패배를 함께 했던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기성은 자신의 농구 인생을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훌륭한 포인트 가드라고 하면 어시스트와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선수에게 많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나는 스피드와 슈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스피드와 슈팅력을 갖춘 가드로 기억되고 싶다"고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신기성은 마지막으로 "당분간 쉬면서 팬들에게 받았던 과분한 사랑과 얻었던 것을 다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지도자가 됐든 행정가가 됐든 어떤 길이든 나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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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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