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속 안재욱의 대쪽 같은 성격이 무모하면서도 통쾌하게 여겨지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 55회에서 강기태(안재욱 분)는 거대 방송사를 상대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데 성공했다. 샤니보이즈가 음반판매 1위에도 불구하고 MBS 음악 프로그램에서 3주 연속 2위에 머물자 기태는 유채영(손담비 분)을 볼모로 방송국장과 거래를 했다.
기태는 소속 가수들을 MBS에 출연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한편 인기가수인 채영의 단독쇼를 다른 방송사에 넘기겠다고 엄포를 놨다. 거대 방송사와 싸움을 하는 기태의 행동에 노상택(안길강 분)은 한숨을 쉬었지만 기태의 무모하지만 올곧은 성격을 알기에 말리지 못했다.

채영을 볼모로 방송사와 거래를 시도한 기태의 노림수는 통했다. 샤니보이즈는 담당 PD에게 돈을 써서 3주 연속 1위를 한 여가수를 제치고 데뷔 후 첫 1위를 차지했다.
기태의 무모한 행동은 방송사와의 알력싸움이 다가 아니었다. 장철환(전광렬 분)의 도움으로 문공부를 등에 업은 조명국(이종원 분)의 태양영화사가 기태가 개봉하려던 영화관을 선점하자 기태는 뇌물을 써서 해결하는 것보다는 후반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기태의 빛나라 기획 역시 뇌물을 써서 영화관을 잡을 수 있었지만 기태는 오로지 작품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면서 후반작업에 신경을 쓰기 위해 개봉을 뒤로 미뤘다. 결과는 기태의 승리였다. 명국의 영화는 관객몰이에 실패, 영화를 미끼로 사채는 물론이고 영화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다 쓴 철환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이처럼 철환과 명국을 향한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태의 정공법은 다소 무모하고 다소 거칠지만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만들고 있다. 철환과 명국이 검은 돈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쥐고 흔드는 가운데 오로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로 승부를 하겠다는 기태의 전략은 비록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정당한 방법으로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철환은 정장군(염동헌 분)의 압력에 못 이겨 사기에 가까운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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