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경기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넘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며 선발로 자리를 굳혔다. 두산 베어스의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땀승회’ 김승회(31)가 5일 SK 와이번스전을 통해 확실한 주축 선발로 거듭날 것인가.
올 시즌 개막과 함께 선발로 시작하며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에 도전 중인 김승회는 7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16(4일 현재)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익근무 이전 150km을 상회하는 광속구 투수였던 김승회는 소집해제 후 150km대 직구는 잃었으나 대신 포크볼, 커브 등 완급조절형 변화구를 연마하며 선발 요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김승회는 지난 5월 18일 잠실 LG전서부터 3경기 연속 7이닝을 소화 중이다. LG전서 7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아쉽게 패했던 김승회는 24일 문학 SK전서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뒤 30일 잠실 KIA전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2연승을 달리는 동안 자기 공을 확실히 믿게 되었다는 점도 컸다.

김진욱 감독도 김승회에 대해 “이제 승회가 마운드에 오르면 내 마음이 편하다”라며 무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 본인도 “최근 공의 회전이 좋아 공격적 패턴을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기대만큼 잘 이어지고 있어서 기분 좋다”라며 굉장히 기뻐하는 중. 시즌 2승의 희생양이던 SK를 상대한다는 점도 김승회에게는 희소식이다.
그도 그럴 것이 5일 SK는 퇴출이 사실상 확정된 아킬리노 로페즈(37)를 선발로 내세운다. 지난해까지 KIA 소속으로 3년 간 29승을 올리며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동시에 공동 다승왕(14승) 및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로 위력을 떨쳤던 로페즈는 어깨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던 바 있고 결국 작별을 준비 중이다,
게다가 최근 미 현지에서는 “SK가 토론토-밀워키 출신 우완 데이브 부시를 영입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미 후임자까지 결정된 만큼 로페즈에게 5일 두산전은 ‘작별 의식’과도 같은 경기. 고별전이 되는 경기서 로페즈가 과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도 확실히 알 수 없다.
김승회가 이전 3경기처럼 호투를 이어간다면 이는 두산 선발진에 커다란 자산이 된다. 또한 데뷔 10년 간 크게 빛을 못 보던 김승회가 선발로 성공한다면 이는 다른 동료들에게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성적과 팀 컬러 변화의 딜레마 속에 있는 두산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 페이스도 좋고 상대 선발 투수는 사실상 고별전에 나서는 만큼 승리 가능성이 높은 편. 결국 선수가 이전 경기처럼 자기 몫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김승회의 5일 투구가 어떻게 펼쳐질 지 더욱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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