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없는 범실을 줄여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런던을 향한 운명의 기로에서 숙적 일본과 만난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5일 저녁 일본과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 3차전에서 맞붙는다.
이번 세계예선전에 걸린 본선행 티켓은 단 2장뿐이다. 아시아 5팀(한국 이란 호주 중국 일본)과 유럽 1팀(세르비아) 북중미 1팀(푸에르토리코) 남미 1팀(베네수엘라)이 2장의 티켓을 놓고 다투는 가운데 한국이 올림픽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한다. 따라서 이번 일본전에서 패할 경우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의 본선 진출은 좌절된다.

상대 일본도 각오가 만만치 않다. 1승1패로 5위에 올라있는 일본은 한국전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팀과 3연전(한국-중국-호주)을 모두 승리하고 아시아 1위에 올라 본선에 진출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우에다 다쓰야 감독은 닛칸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미들블로커가 기동력이 있다"고 평가하며 전반에는 중앙을 공략하고 후반에는 사이드 공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블로킹벽을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세계예선전에서 만나는 다른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본은 '한 번 붙어볼 만한 전력'임에 틀림없다. 지난 1958년 도쿄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한국이 상대 전적 66승45패로 앞서있기 때문이다.
높이나 스피드 면에서도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 현재까지 33득점으로 베스트 스코어러(득점)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후쿠자와 다쓰야(25, 파나소닉)는 요주의 인물이지만 기동력을 살려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 세계예선전 첫 승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범실을 줄이는 데 있다. 지난 세르비아전에서 한국은 초반 좋은 분위기로 호각세를 이끌며 접전을 펼치다가 어이없는 범실로 자멸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블로킹 성공이나 서브 에이스처럼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어처구니 없는 범실로 분위기를 상대에게 넘겨주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 것이 문제였다.
무려 34개의 범실을 남발한 한국은 상대 득점의 1/3 이상을 스스로 내주며 무너졌다. 공격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이란전과 달리 세르비아전은 잘 싸우고도 범실로 무너진 셈이다.
기술이나 체격조건보다 정신력 싸움이 더 강조되는 한일전이다. 집중력을 갖고 필요 없는 범실을 최대한 줄이는 것만이 승리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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