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똑같죠뭐."
베테랑 투수 최영필(38)이 SK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주위의 새삼스런 관심이 쑥스럽다.
최영필은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0년 8월 29일 이후 1년 9개월만에 밟은 1군. 그리고 다음날인 30일 목동 넥센전에서 등판,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42일만에 밟은 1군 투수판이었다.

최영필의 이력은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2010시즌 후 한화에서 FA를 신청했던 최영필이었다. 그러나 보상규정 때문에 FA 미아로 전락, 2011시즌을 통째로 날려야 했다. 그러나 최영필은 은퇴 대신 미국, 멕시칸리그, 일본 독립리그 등을 전전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결국 원소속구단인 한화가 보상권리를 포기, SK와 7000만원에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가능성을 보인 최영필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갈비뼈 골절로 재활을 한 후 1군에 올라왔다.
온갖 역전을 이겨낸 베테랑 투수. 그리고 야구선수 아들 최종현(제물포고 1년)과 함께 뛰고 싶은 선수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런 주위 관심이 부담스러운 최영필이다. 국내에서 뛰지 못했을 뿐 꾸준하게 선수로 활약해왔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 주위 시선은 반신반의였다. "1년 공백을 넘어 제대로 던질 수 있을까"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벌써 4경기에서 뚜렷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4경기에 나와 1홀드 1.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8⅔이닝을 소화해 일찍 무너진 선발의 뒷처리를 맡거나 필승조로 이어가는 릴리프 임무를 맡고 있다.
이에 한 구단 관계자는 최영필에 대해 "절대 만만하게 볼 투수가 아니다"면서 "구속도 140km 초반이 나오고 슬라이더도 날카롭다. 무엇보다 경험에서 나오는 볼배합은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997년 현대 시절 이후 꾸준하게 제 몫을 해왔던 최영필이다. SK에서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기대치도 조금씩 오르는 중이다. SK 마운드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속에 분명 '만만하지 않은 베테랑' 최영필의 노력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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