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외국인 투수 션 헨(31)이 최하위 한화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까.
한화는 지난달 19일 퇴출한 브라이언 배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좌완 투수 션 헨 영입을 5일 최종 확정지었다. 잔여기간 동안 총액 2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개막 2주도 되지 않아 일찌감치 전력 외 판정을 받은 배스 때문에 외국인선수 한 명 없이 두 달 가까운 시간을 보낸 한화로서는 장고 끝에 데려온 헨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션 헨은 누구?

1981년 텍사스 태생의 헨은 2000년 드래프트에서 26라운드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다. 193cm-103kg 장신의 거구로 지명당시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02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1년간 재활을 보내야 했다. 2005년에야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헨은 2008년 샌디에이고에 이어 2009년 미네소타-볼티모어까지 4개팀에서 5시즌 통산 60경기 2승9패 평균자책점 7.5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1시즌 동안 249경기에서 36승30패12세이브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다. 2009년을 끝으로 빅리그에 오르지 못한 채 최근 3년은 트리플A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토론토 산하 라스베가스에서 43경기 3승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로 활약했으며 올해는 시애틀 산하 타코마에서 15경기에 나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선발등판 없이 불펜에서만 활약했다.
헨은 팔꿈치 수술을 하기전까지 150km대 후반의 광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였다. 이제는 수술 전 만큼 빠른 공을 던질 수 없지만 좌완으로는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진다. 2005~2009년 5년간 직구 평균 구속이 147.8km. 구종 비율은 직구 69.2%. 슬라이더 21.3%, 체인지업 9.2%로 직구-슬라이더 위주 투피치 스타일이다. 제구는 리그 수준에 따라 달라졌다. 9이닝당 볼넷이 메이저는 7.1개였지만 마이너는 3.9개로 떨어졌다. 올해는 트리플A에서 평균 3.3개로 적었다.
▲ 불펜 전문, 활용도는?
헨은 메이저리그에서 60경기중 5경기에만 선발등판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249경기 중 선발등판은 90경기 뿐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선발등판이 한 번도 없다. 메이저·마이너를 가리지 않고 주로 불펜 투수로 선수 생활을 보냈다. 데니 바티스타를 불펜으로 기용하고 있는 한화이기 때문에 과연 불펜 전문 헨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4.91로 이 부문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책임 소재를 찾는다면 선발보다 불펜이다. 선발은 류현진을 비롯해 박찬호-양훈-김혁민-유창식이 5인 선발 체제로 비교적 잘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고군분투한 박정진이 부상 후유증에 구위가 떨어지며 2군으로 내려갔고, FA로 데려온 송신영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불펜이 불안불안하다. 6회 이후 역전패가 6패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이 바로 한화다.
헨을 선발에 넣고 기존 선발 중 하나를 불펜으로 돌릴 수 있지만, 헨의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게 변수다. 보통 시즌 중간에 선발 준비를 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시즌 중 들어온 바티스타도 선발 전환 이야기에 난색을 표했다. 헨도 불펜 투수로 활약한 만큼 당장 선발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한화 마운드도 선발보다는 불펜이 시급하다. 당장 팀 전력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면 중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물론 시즌 중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선발·중간 다 준비해야한다. 좌완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와 활용도는 높다.
한대화 감독은 헨의 활용법에 대해 "직접 던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피칭을 보고 나서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보직이 어떻게 되든 한화로서는 전력이 될 만한 외국인 투수가 가세한 게 희망적이다. 2개월 동안 찾아 헤맨 끝에 데려온 헨이 최하위 한화의 극적인 반전 카드 될 수 있을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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