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반전이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대단한 활약이다.
한화 거포 최진행(27)이 그야말로 판타스틱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진행은 지난 5일 대전 롯데전에서 3회 2사 1·3루에서 이용훈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최근 3경기 연속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7호 홈런. 최근 11경기에서 홈런 6개를 쏘아올리며 자신의 거포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최진행의 이 같은 활약이 더욱 놀라운 건 4월 극심한 부진 딛고 일어섰기 때문이다. 최진행은 4월 한 달간 12경기에서 34타수 3안타 타율 8푼8리에 홈런없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 하나를 올린 게 고작이었다. 결국 2군행 조치를 받고 1군에서 제외됐다. 바닥을 뚫은 부진에 '과연 최진행이 살아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쏟아졌다.

그런데 지난달 6일 1군 복귀 후 완전히 다른 사림이 되어 돌아왔다. 1군 복귀 후 26경기에서 94타수 36안타 타율 3할8푼3리 7홈런 25타점 18득점. 삼진 16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도 13개나 골라냈다. 2루타 10개를 포함해 장타율은 0.713. 5월 이후 타율은 김태균(0.396) 다음이며 장타율은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한다. 어느덧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율 전체 10위(0.305).
최진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다. (김)태균이형도 오고 나 스스르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그런데 정작 시즌에 들어가니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힘들었다. 나 자신에게도 실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뜻대로 야구가 되지 않아 힘겨웠다.
자신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시점에서 2군에 다녀왔다. 최진행은 "2군에 내려간 뒤 감독·코치님께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셨다. 마음을 오히려 편하게 먹었다. 2군에서 안타와 홈런이 하나씩 나오니까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더라. 나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약이 된 12일간의 2군 생활을 되돌아봤다.
한대화 감독도 달라진 최진행의 모습에 흡족한 표정. 한 감독은 "처음에는 진행이가 태균이에게 뭔가 좀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스스로 팀의 중심이자 리더라는 생각을 갖고, 직접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팀은 진행이가 살아야 진짜 강해진다"며 살아난 최진행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최진행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의 승리를 위해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 팀을 위해서라면 기습번트도 댈 수 있다"면서 팀 승리에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늘을 찌를 듯한 '에어진행' 최진행의 고공 비행에 독수리의 본격적인 비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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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