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피칭에 지대한 영향 미치는 건 포수의 존재다. 김혁민(25)의 데뷔 첫 완투승에도 동갑내기 포수 정범모(25)의 존재를 빼놓고는 설명이 어려웠다.
한화 6년차 우완 투수 김혁민은 지난 5일 대전 롯데전에서 9이닝 동안 110개 공을 던지며 8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데뷔 첫 완투승을 거뒀다. 불펜의 자원이 부족한 팀에서 김혁민이 홀로 한 경기를 책임지며 단비 같은 피칭을 펼친 것이다. 그와 함께 배터리를 이룬 포수 정범모의 숨은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김혁민은 "포수 (정)범모의 리드가 좋았다. 범모가 던지라는 데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공을 돌렸다. 정범모는 "보셨다시피 (김)혁민이의 공이 정말 좋았다. 경기 전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좋았다. 나는 그저 원바운드로 던져도 내가 막아줄테니까 편하게 던져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며 겸손해 했다.

청주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지난 2006년 2차 3번 전체 18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정범모는 올해 데뷔 후 가장 오랫동안 1군에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실질적인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며 24경기에서 60타수 11안타 타율 1할8푼3리 1홈런 4타점 4도루.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15타수 6안타 타율 4할 1홈런 3타점 2도루로 활약 중이다. 안타 6개 중에서 2루타 2개, 홈런 1개로 장타가 절반이다.
정범모는 "타격코치님께서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신다. 자신있게 내 스윙을 하고 있다. 첫 홈런을 치고 나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작렬시켰고, 5일 대전 롯데전에서도 동점 적시타가 된 2루타 포함 4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으로 김혁민의 승리를 도왔다.
타격보다 빛나는 건 수비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상대 주자의 도루를 저지하고 있고, 잽싼 블로킹으로 원바운드 공을 막아내고 있다. 실제로 정범모의 도루저지율은 2할2푼2리이지만 상대 주자가 함부로 뛰지 못하고 있다. 신경현·최승환·이준수 등이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한화를 상대한 상대 주자들은 9이닝 기준 2.42개의 도루를 시도했지만, 정범모가 안방을 지킬 때에는 9이닝 기준 1.13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한대화 감독은 "정범모는 어깨가 강하기 때문에 주자 견제가 된다"고 평가했다. 그가 안방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투수에게는 큰 힘이다.
정범모는 "경기를 할수록 자신감이 점점 붙고 있다. 타격도 물론 중요하지만 포수로서 수비에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장)성호형이나 (김)태균이형도 수비부터 잘 하면 된다고 말씀하신다. 수비에 충실하다 보니 타격에서도 오히려 여유가 생기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혁민의 완투승도 그의 원바운드 포크볼을 능숙하게 받아내고 상대의 발을 묶으며 타격에서도 동점타를 터뜨린 정범모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오랜 시간 신경현의 뒤를 이를 차세대 안방마님을 찾아 헤맨 한화. 이제 그 답을 찾은 것 같다. 정범모가 있어 한화의 미래도 밝다. 경기를 치를수록 그는 눈에 띄게 성장하고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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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