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의 젊음과 패기가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압도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5일(한국시간) 샌안토니오 홈에서 열린 서부 결승 시리즈 5차전에서 108-103으로 승리, 파이널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뒀다. 이로써 오클라호마시티는 시리즈 첫 2경기를 내준 후 내리 3연승을 달리며 시리즈 전적을 뒤집는 데에도 성공했다.
체력싸움이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오클라호마시티의 평균 연령 23.5세의 빅3 케빈 듀란트·러셀 웨스트브룩·제임스 하든은 48분 내내 쉬지 않고 코트를 누볐다. 초반 웨스트브룩이 점프슛과 어시스트로 팀 공격을 지휘했다면 듀란트는 경기 후반에 에이스 기질을 발휘했다. 그리고 하든은 4쿼터 막판 결정적 3점슛 두 방을 꽂아 넣었다.

사실 체력싸움에서 오클라호마시티가 이정도의 우세를 점하리라 예상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샌안토니오가 시즌 후반부터 주요선수들의 체력안배에 신경 썼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와 2라운드를 모두 4연승을 거두고 올라왔기 때문에 젊은 오클라호마시티와의 체력대결에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샌안토니오는 홈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에서 완벽한 팀 공격과 함께 100득점 이상을 기록, 시리즈를 조기에 종결시킬 가능성까지 비췄다.
하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2연패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빠르고 높이 뛰었다. 빅3 외에 세르지 이바카·켄드릭 퍼킨스·닉 콜리슨의 빅맨진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자신들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무한 2대2 플레이를 펼치는 샌안토니오의 팀 공격에 적응하면서 수비에서 빈 공간을 점차 메워갔다.
퍼킨스는 팀 덩컨를 상대로 경기 내내 거칠게 수비했고 덩컨은 체력저하와 함께 야투난조로 고전하고 있다. 빅맨으로서 리그 최고의 패스센스와 점프슛 능력을 지닌 보리스 디아우도 오클라호마시티 빅맨진이 영리하게 공격 루트를 차단하면서 진땀을 흘린다. 이들은 동시에 토니 파커와 마누 지노빌리의 돌파에도 꾸준히 협력수비에 임하는 어마어마한 지구력을 뽐내는 중이다.
5차전 승리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클라호마시티의 스콧 브룩스 감독은 “올 시즌 3일 연속 경기에서도 우리 팀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힘든 상황일수록 팀 전체가 더 강해지곤 했다”며 선수들이 젊음을 앞세워 난관을 헤쳐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웨스트브룩 역시 “우리는 언제나 거칠게 코트 위를 뛰어다닌다. 모두가 정신적으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도 4쿼터에 위기를 맞았고 막판에는 턴오버까지 저질렀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을 극복해냈다. 항상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파이널까지 한 발만 남겨두게 됐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 역시 체력이 승부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5차전 패배 후 포포비치 감독은 “오클라호마시티가 피로를 관리하는 능력이 우리보다 뛰어나다. 저쪽 선수들은 48분 내내 전력을 다해 수비하고 몸싸움에 임한다”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2008-2009시즌을 앞두고 시애틀에서 연고지를 이전했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팀로고와 유니폼, 그리고 프로팀이 전무한 소도시에 연고를 둔 전형적인 스몰마켓 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샘 프레스티 단장의 선견지명 아래 매년 드래프트에서 대박을 터뜨렸고 리그에서 가장 젊고 강한 팀으로 자리했다. 득점기계 듀란트(2007드래프트 2위)를 시작으로 웨스트브룩(2008드래프트 4위), 이바카(2008드래프트 24위) 하든(2009드래프트 3위)을 선택하며 팀 리빌딩의 정석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오클라호마시티의 홈구장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는 선수들만큼이나 팬들 역시 무한한 열기를 내뿜는 장소가 됐다.
듀란트는 오는 7일 홈에서 열리는 6차전에 대해 “팀원 모두가 하나 되어 열심히 플레이하는 게 우리가 선전하는 이유다. 그리고 6차전에선 우리 홈 관중들의 열기와 함께 더 빠르고 강하게 플레이할 것이다”고 시리즈를 종결시켜 연고지 이전 이후 첫 파이널 무대에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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