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진 '중동'의 모래바람이 경기 당일에는 어떨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6일 카타르 축구협회 테크니컬센터에서 현지 첫 훈련을 갖고 원정경기 필승 각오를 다졌다.
중동의 사막에 위치한 카타르의 기후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크다. 지리적 여건상 살인적인 더위와 모래바람이 문제가 되는 것. 하지만 하늘이 한국을 도우려는지 대표팀의 카타르 입국 후 날씨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

섭씨 45도를 넘나들던 기온도 대표팀이 첫 훈련을 치르기 전 낮에는 40도 정도로 내려갔다. 그리고 훈련을 한창 펼칠 때인 저녁에는 38~39도로 앞자리 숫자가 바뀌면서 부담이 덜해진 상황.
물론 그래도 굉장히 덥다. 그러나 우려했던 습도도 높지 않은 상황. 훈련을 펼친 선수들도 큰 부담이 없었고 최강희 감독도 부담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 정도 날씨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가 떨어진 후의 날씨는 7월의 사우디아라비아보다는 괜찮다"면서 "모래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문제가 될 수 있다. 중동 원정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따르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기후 조건에 대해 분석했다.
최 감독이 전북 사령탑 시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면서 경험했던 중동의 날씨는 말 그대로 최악.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현재 카타르 날씨는 그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최강희 감독의 생각.
카타르전이 열릴 알 사드 스타디움을 홈으로 쓰는 이정수도 날씨에 대해서 한시름 놓았다. 2주 전만 하더라도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경험. 그는 "2주 전만 하더라도 정말 대단했다. 한때 47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카타르에 오니 날씨가 정말 좋다. 이 정도 기온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물론 날씨와 함께 모래바람에 대해서도 부담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창 모래바람이 날릴 때는 경기를 하다 땀에 젖은 얼굴에 모래가 붙을 정도. 손으로 닦아내면 검은색이 묻어날 정도였지만 현재의 날씨는 그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이정수의 경험이었다.

그는 "모래바람에 대한 부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습도가 생각보다 낮아졌다. 그래서 모래바람도 큰 부담은 없어진 것 같다. 물론 처음 오거나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은 어렵겠지만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강희호가 도하 입성 전 전지훈련을 치른 스위스의 날씨는 이 곳과 완전히 달랐다. 하지만 빠른 적응을 할 수 있도록 현지 기후도 돕고 있는 상황. 물론 다음날 날씨가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사막에 가 있지만 대표팀이 악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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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