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미녀 깬' 임수정, 30대 대표 女우의 조건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6.06 11: 49

극장가 상반기 여(女)우의 열풍은 배우 임수정이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임수정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감독)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은 5일까지 누적관객 292만 4822명을 동원했다.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맨 인 블랙3'를 꺾은 박스오피스 1위. 6일 3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임수정은 지난 2009년 500만명을 넘게 동원한 영화 '전우치'에서는 '홍일점'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면 이번 300만명이 넘는 흥행작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독보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선균, 류승룡이라는 흡족한 합의 중심에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임수정은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 대표 30대 여배우가 가져야 할 조건을 보여준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헤로인으로 순정만화 속 소녀같은 이미지가 강한 임수정은 20대 초반 역, 심지어 교복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듯한 대표 동안미녀. 인형같은 이목구비에 하얀 피부는 전형적인 베이비로 동그랗게 뜨는 눈에서는 호기심 강한 소녀의 모습도 보인다. 다른 30대 여배우들과 비교해도 유난히 어려보이는 얼굴.
하지만 이 '동안'이 새로운 미의 트렌드가 됐다고 해도, 사실 배우로서는 마냥 어려보인다는 것이 장점만은 아니다. 다양한 역할을 맡고 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 사실 임수정 스스로도 '행복',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등 그간 작품들을 통해 여러 변신을 해왔지만,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대중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줄 자극제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 아내의 모든것'을 만나면서 30대 여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20대 여배우는 결코 소화하지 못할 풍부한 감정과 내공을 마음껏 펼쳐보이며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동안미녀'를 감췄다. 청초한 아기같은 얼굴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신문 배달원에게 독설을 해 대는 푸석푸석한 모습으로 변신했고, 여리여리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소녀 몸매는 털털하게 팬티를 튕기는 과감한 행동으로 탈바꿈했다.
더욱이 액션이나 스릴러 장르가 아닌, 멜로(로코)로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는 것은 의미를 더한다. 최근 몇 년간 크게 빛을 발하지는 못했던 이 장르에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하고 신선함을 갖는다는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신하고 싶지 않은 배우는 없겠지만, 얼마나 그 변신을 잘 하냐는 또 다른 문제다. 특히 한국영화계를 책임지고 있는 30대 여배우에게는 그런 30대 여배우만이 할 수 있는 깊이와 자세가 요구된다. 요즘 관객들은 또 다른 발견의 즐거움을 주는 배우를 볼때 열광한다.
ny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