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선발 외도. 선발승이 아니라 자기 공을 제대로 던지기 위한 것이 목표였던 만큼 완급조절보다 있는 힘껏 던지는 모습이 역력했고 결과는 데뷔 후 최고의 쾌투로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의 셋업맨 노경은이 임시 선발로 나서 자신의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분전했다.
노경은은 6일 잠실 SK전에 선발로 나서 6⅔이닝 동안 2피안타(탈삼진 10개, 사사구 2개)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팀 타선이 상대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에게 완벽하게 밀리며 결국 1-1로 맞선 7회초 2사 1,2루서 홍상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고 구속 152km에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뛰어났다.
지난해 6월 2일 문학 SK전 이후 370일 만에 선발 등판에 나선 노경은. 1회초 2사 후 SK는 최정의 좌익수 방면 2루타에 이은 이호준의 좌중간 안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유격수 김재호 앞으로 향한 강습성 타구는 외야 좌중간으로 흐르는 적시타로 이어졌다. 1회부터 노경은은 점수를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이후 노경은은 제 구위를 확실하게 뽐내며 SK 타선을 막아냈다. 5회초 2사 후 박진만에게 볼넷을 내주었으나 노경은은 안치용을 헛스윙 삼진으로 막아내며 기대했던 이상을 보여줬다.
특히 노경은은 이날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지난 2004년 6월 26일 잠실 한화전서 7개의 탈삼진(5이닝 6피안타 6실점 승리)을 기록했던 자신의 종전 1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1번 타자 정근우에게 삼진을 뽑아냈더라면 노경은은 데뷔 첫 선발타자 전원 탈삼진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또한 노경은은 지난 2007년 7월 6일 대구 삼성전 6이닝 2실점 선발승 이후 무려 1797일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노경은의 투구는 분명 값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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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