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돌아가는 한화, 반전 계기 마련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07 07: 23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최하위 한화가 벼랑끝 위기에서 멀리 내다보는 승부수를 통해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한화는 지난 5~6일 롯데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연이틀 승리를 거뒀다. 5일에는 김혁민의 데뷔 첫 완투승으로 8-2 완승을 따냈고, 6일에는 2군에서 올린 깜짝 선발 송창식의 5이닝 1실점 역투와 새로운 필승조 정재원-마일영-안승민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에 힘입어 3-2로 신승했다. 6월 5경기에서 3승1패1무로 완연한 상승세. 
이 같은 한화의 반전 계기는 급할수록 돌아간 벤치 운용에서 찾을 수 있다. 한화는 당초 지난 3일 잠실 LG전 선발 차례인 박찬호를 로테이션에서 한 번 걸렀다. 팀이 급한 상황이었지만 베테랑 박찬호의 몸이 지쳤다고 판단, 과감하게 선발 로테이션에서 빼고 휴식을 줬다. 비록 이날 경기는 7-7 무승부로 끝났지만 벤치가 1승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이어 순서상 6일 경기 선발이었던 에이스 류현진의 등판을 하루 뒤로 미루고 2군에 있던 송창식을 올리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한용덕 수석코치가 건의했고 한대화 감독이 받아들였다.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알았는지 류현진도 결정에 OK했다. 한대화 감독은 "코치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했다. 현진이도 낮경기는 뭔가 꺼림칙했는지 동의하더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다소 모험적인 승부수였지만 결과적으로 대성공했다. 2군에서 올라온 송창식이 최고 147km 직구를 뿌리며 5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묶은 것이다. 비록 데니 바티스타가 중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정재원-마일영-안승민이 3⅔이닝 무실점 합작으로 승리를 지켰다. 새로운 필승조가 1점차 리드를 지켰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시즌 초 한화는 뭔가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시작부터 꼬이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무리수와 자충수가 이어졌다. 악순환이 반복되며 반등이 어려울 만큼 처져있었다. 한대화 감독도 "내가 운용을 잘못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팀 내 최고의 카드라 할 수 있는 박찬호와 류현진의 선발등판을 미루는 승부수가 적중하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가장 급할 때 '멀리 내다보는 승부수'를 던졌고, 결과적으로 이게 완전하게 통했다. 
한화에게 불행 중 다행으로 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사상 가장 치열한 혼전을 벌이고 있다. 최하위 한화와 1위 SK의 승차는 아직 7.5경기차. 19승29패1무(0.396)로 4할 승률 복귀를 앞두고 있는 한화는 아껴뒀던 '에이스' 류현진을 7일 선발등판시켜 시즌 두 번째 스윕을 노린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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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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