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투수 송창식(27)이 기대이상 호투로 시즌 첫 승과 함께 1군 잔류에 성공했다.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극적인 반전이다.
송창식은 지난 6일 대전 롯데전에 시즌 처음으로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송창식의 예상밖 호투에 롯데 타선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한화는 '져도 본전'이라고 생각한 경기에서 3-2 짜릿한 1점차 승리를 따냈다. 팀이 잘 풀리려니 이렇게 잘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게 새삼 확인됐다.
송창식의 선발등판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의외의 결정. 선발 로테이션상 6일 등판 차례였던 에이스 류현진의 선발등판을 하루 뒤로 미루며 과감하게 2군에서 선발 대기 중이던 송창식을 1군에 올렸다. 한용덕 수석코치가 아이디어를 낸 뒤 한대화 감독이 받아들였고, 정민철 투수코치가 2군 송진우 투수코치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송창식으로 최종 낙점했다.

올해 1군에서 7경기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한 채 지난 4월28일 2군으로 내려간 송창식은 지난 5일 김해 상동 원정에서 1군행 통보를 받고 홀로 기차를 타며 대전으로 이동했다. 39일만의 1군 복귀전에서 송창식은 보란듯 호투를 펼쳤다. 최고 147km 힘 있는 직구(47개)를 바탕으로 슬라이더(22개)·커브(5개)·투심(5개)·포크볼(4개)을 섞어 던졌다. 특히 득점권에서 6타수 1안타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는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했다.
송창식은 "아무래도 2군에서 낮경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1군 선수들보다는 준비하는 게 수월했다. 부산에서 기차타고 올 때부터 잘할 것 같은 자신이 있었다"며 "제구를 낮게 낮게 하는데 집중했다. 시즌 초반 좋지 않았던 것도 공이 높았기 때문이었다"면서 "한 가지 구종에 의지하지 않고 다양한 공을 던지려 했는데 팀원들이 도와줘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덕분에 극적으로 1군 잔류에도 성공했다. 사실 이날 경기 전 한대화 감독은 "오늘 경기를 마치면 다시 1군에서 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엔트리에 야수 한 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처럼 보였다. 하지만 송창식이 기대이상 호투를 펼치자 경기 후 1군 잔류를 결정했다. 최근 구위가 떨어진 송신영이 2군으로 내려가고 그 역할을 송창식이 물려받는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한화. 에이스의 선발등판을 하루 미루고 2군에서 올린 송창식의 깜짝 호투로 확실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송창식 개인으로서도 기회를 아주 잘 살린 케이스. 한화와 송창식 모두 극적인 반전 드라마로 치고 올라갈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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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