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다는 우리, 그리고 감독님'.
카타르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를 펼치게 될 축구 대표팀이 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도하의 카타르축구협회 테크니컬 센터에서 현지 이틀째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은 첫날 훈련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베스트 11을 선보이면서 카타르전에 집중했다.
이날 누구보다 즐겁게 훈련을 펼치는 선수가 있었다. 비록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항상 즐거운 얼굴이다. 바로 염기훈(경찰청). 1-4로 진 지난달 31일 스페인과 평가전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한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

남아공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염기훈은 세계 최강 스페인을 맞아 분전했다. 완벽한 경기력을 보인 것은 아니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공격진서 반전을 도모했다.
패스 미스가 늘어나기도 했으나 이는 염기훈이 가장 적극적으로 볼을 잡다보니 부가적으로 발생한 사항이었다. 그러나 염기훈이 볼을 잡아내면서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주기에 충분했고 김두현이 동점골을 뽑아내며 대표팀은 전반을 마쳤다. 후반서 교체되기는 했지만 이번 대표팀을 통해 은사인 최강희 감독과 오해를 풀었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2006년 전북 입단 후 최강희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을 일궈낸 그는 7골 5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신인상을 타기도 했다. 승승장구했지만 2007년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전북과 결별했다. 최강희 감독과 어색해진 것이 사실.
하지만 스위스 전지훈련서 오해를 풀었다. 최강희 감독은 염기훈을 다시 대표팀에 부르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마음이 무거웠던 염기훈은 모든 짐을 훌훌 털어 버리고 대표팀서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
그는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 죄송스러웠던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또 경기를 통해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고 감독님도 잘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기훈이 카타르전에 뛰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후배인 김보경(세레소)의 경기력이 좋기 때문. 또 이근호(감바) 등의 활약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대표팀과 최강희 감독이 잘되기는 바라고 있다.
염기훈은 "내가 경기에 뛸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대표팀이 승리하고 최강희 감독님께서 안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정말 중요한 경기다. 카타르전에서 필승해야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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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