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후궁'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로메테우스'가 각각 박스오피스 1, 3위로 상쾌한 출발을 알린 가운데, '한국영화 화제작 VS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결이지만 두 영화모두 양극단의 치열한 평들이 펼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여정, 김동욱 주연 '후궁'은 '왕좌의 게임'이 판치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사랑 때문에 궐에 입궐한 여인 화연이 살기 위해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에로틱 궁중사극. 배우 조여정의 파격 노출이 개봉 전 큰 이슈가 됐다. 하지만 뚜껑을 연 영화는 "노출보다 풍성한 이야기에 놀랐다", "탄탄한 스토리와 조여정, 김동욱, 박지영의 열연이 돋보였다", "깊이있는 사극영화"라는 호평과 "생각보다 약한 노출로 실망했다", "지루함이 있는 스토리", "웰메이드 사극이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등의 차가운 시선으로 나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한층 더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30여년만에 내놓은 SF물으로 인간의 근원에 대한 심오한 주제를 광활한 우주 속에 던져 놓았지만, 정작 주제에 못미치는 개연성 부족한 미흡한 스토리로 일부 관객들을 '멘붕' 상태에 밀어놓고 있다. "갑자기 저 장면이 왜 나오는지 뜨악했다", "대체 안드로이드가 그때 왜 그랬을까?", "클리셰만 있고 얘기가 없어 '뭐지?'란 생각이 계속 들었다" 등의 반응과 더불어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스토리 중간 중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간 활발히 논의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비주얼에는 찬사 일색. 최근 몇 년간 나온 작품들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혁신을 보여준다. 진정한 IMAX의 효과를 보여주는 영화라는 반응이다.
이 두 작품은 이처럼 사뭇 다른 평을 얻고 있는데, 걸작과 형편없는 영화란 양극단이라기 보다는 주로 '수작과 평작'으로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감독에 대한 기대치 때문으로 보이는데 '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을 만들어 '거장'이라고 평가받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대승 감독의 작품이란 것이 영화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메테우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이름값 때문에 평이한 수준마저도 쉽사리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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