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산술적인 가능성마저 한없이 0에 수렴하게 된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바라봐야 할 처지가 됐다.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렸던 한국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2012 런던올림픽 세계 및 아시아 예선' 5차전을 마친 현재 2승3패(승점 6)로 8개 팀 중 6위에 올라있다. 베네수엘라와 중국에 연승을 거뒀지만 초반 3연전(이란-세르비아-일본)을 모두 패한 것이 뼈아팠다.
최소 5승을 거둬야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한국은 지난 5일 열린 3차전서 일본에 2-3으로 분패하며 희박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런던행 티켓이 전체 1위와 2위 이하 팀 중 아시아 1위에 주어지는 단 2장뿐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은 거의 무의미해졌다.

더구나 7일 열린 일본과 호주의 경기에서 일본이 호주를 3-0으로 제압하며 한국의 본선 진출 가능성은 한없이 0에 가까워졌다. 한국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유일한 가능성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역사와 스포츠에 있어 가정은 무의미한 일이지만 만약 7일 경기서 일본이 3-0이 아니라 3-2로 호주를 이겼을 경우 한국은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이 남은 경기서 3점승으로 전승을 거둔다고 가정할 때 얻을 수 있는 승점은 12점(4승3패)이다. 5승의 세르비아가 사실상 전체 1위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한국에 남은 방법은 아시아 1위를 노리는 것뿐.
예선전 순위는 승점-다승-세트 득실 순으로 매겨진다. 따라서 아시아팀(이란 호주 중국 일본) 중 한 팀이라도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최다승인 4승을 넘어 5승을 올리게 되면 한국은 자동적으로 탈락하게 된다.
이 조건에 맞춰 한국의 본선 진출 경우의 수를 따져보자. 우선 현재 전체 2위이자 아시아 1위에 올라있는 이란이 승점을 따지 못하며 전패해야 한다. 이란은 5차전을 마친 현재 4승1패로 이미 승점 11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을 챙겨 세트득실률을 따질 경우 한국이 불리하다. 이란은 남은 2경기에서 세르비아와 일본을 만난다.
이란의 전패뿐만이 아니다. 현재 3위(아시아 2위)인 호주도 3승2패(승점 9)를 기록하고 있어 남은 2경기(한국-중국전)에서 1승1패하거나 전패해야 하며 승점 3점 이상을 얻어서도 안 된다. 특히 호주의 다음 상대가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이 호주에 승점 3점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모든 경우의 수는 무의미해진다.
일본은 3승2패(승점 8)로 4위(아시아 3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일본은 남은 경기에서 최약체로 손꼽히는 푸에르토리코와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이란을 만나 의외의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란이 전패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이 이란을 이겨야 하지만 이 경우 푸에르토리코가 일본을 잡아주지 않으면 5승의 일본이 아시아 1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이 푸에르토리코에 2-3으로 패하고 이란에 3-2로 이겨 1승1패, 승점 3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기만을 바라야 한다.
중국은 2승3패(승점 8)로 5위(아시아 4위)에 올라있다. 베네수엘라-호주와 2연전을 남겨놓은 중국은 베네수엘라전에서 승점 3점을 손쉽게 따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베네수엘라전에서 승리하고 호주전에서 풀세트 패배를 당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이번 예선전은 티켓 1장을 걸고 아시아 5팀이 물고 물리며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 모든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이상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은 불가능하다. 그야말로 '로또'보다 맞추기 어려운 경우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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