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 홈런'치고도 긴장한 LG 이천웅의 하루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6.08 06: 26

"저 때문에 팀이 졌다는 소리는 안 듣고 싶었다".
LG 트윈스의 외야수 이천웅(24)이 하루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이천웅은 지난 7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1-1 동점에 성공한 뒤 4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김영민의 147km 빠른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지난해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올 시즌 프로 출장 3경기째만에 터뜨린 그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팀은 그의 홈런으로 3-1 역전에 성공하며 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명불허전' LG-넥센전이었다. 5회 다시 넥센이 서건창의 우중간 3루타로 기회를 노렸다. 정수성의 땅볼로 1사 3루. 장기영의 높은 타구를 받으러 달려가던 이천웅은 타구 위치 판단 미스로 공을 놓쳤고 그가 공을 찾아 헤매는 사이 서건창이 홈을 밟고 장기영은 3루에 도착했다.
이어 2사 1,3루에서 강정호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는 동안 3루주자 장기영이 홈으로 들어왔고 경기는 결국 3-3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7회 터진 정성훈의 결승 솔로포로 LG는 넥센을 상대로 첫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경기 후 만난 이천웅은 홈런을 친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굳어 있었다. 이천웅은 홈런 상황에 대해 "직구를 노리고 있기는 했지만 홈런까지 연결될지는 몰랐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천웅은 "5회 (미스 플레이를 한) 이후 많이 긴장했다. 나 때문에 팀이 졌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며 당시 당황했던 심정을 드러냈다. 팀이 이긴 것에 매우 다행스러워하는 이천웅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팀. 2군을 많이 겪어본 김기태(43) LG 감독은 그를 믿고 기회를 줬다. 이번 넥센과의 3연전 내내 선발 좌익수로 출장한 이천웅은 이날 웃다 울며 잊지 못할 한 번의 경험을 또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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