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도전의 결과도 실패였다. 하지만 고개 숙일 필요는 없다.
LG의 좌완 선발투수 이승우(24)가 이번에도 선발승을 따내지 못했다.
이승우는 7일 목동 넥센전에서 4회말까지 팀의 3-1리드를 지켰지만 5회말 야수진의 아쉬운 수비로 3-3동점을 내줬고 5회를 마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비록 이번에도 첫 승이 좌절됐지만 이승우는 올 시즌만 세 번을 맞붙은 상대 투수 김영민과 멋진 선발대결을 펼쳤다.
무엇보다 4월 깜짝 선발카드로서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 모두를 놀라게 했을 당시의 제구력을 되찾았다. 투심 패스트볼은 효과적으로 상대타자의 몸쪽을 파고들어갔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부진했던 5월보다 효과적으로 움직였다.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지만 몸쪽 승부가 적중하며 쉽게 아웃카운트를 쌓아갔다.
이날 이승우는 5이닝 2자책점을 기록, 지난 5월 10일, 5월 22일 두 차례 넥센을 상대했던 것에 비해 기록은 저조했지만 투구내용은 더 좋았다. 그리고 이전 두 번의 넥센전 때와는 달리 김영민에게 대등하게 맞섰다. 이승우와 김영민 각각 넥센과 LG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게 됐다.
이승우는 이날 호투를 발판으로 선발진에 이름을 남길 확률이 높아졌다. LG는 이승우와 함께 신예 선발진을 형성했던 임정우와 최성훈을 지난주 2군으로 내렸고 얼마 전 정재복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시켰다. 그 대신 신재웅, 김광삼, 임찬규 등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이승우는 절제절명의 순간에서 저력을 발휘해 기회를 붙잡은 셈이다.
좋은 공을 던졌고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5월부터 승리를 의식했고 그러면서 쓸데없는 힘이 들어갔었다. 공도 높게 형성됐었고 큰 타구를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이 문제를 극복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11번째 선발 첫 승에 도전하게 될 이승우가 더 높이 도약할 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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