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4할 타율도 팀이 꼴찌면 아무 소용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09 02: 39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가장 야구를 재미있게 한 시절은 언제일까. 그는 주저하지 않고 2006년을 꼽는다. 2006년 김태균의 성적은 타율 2할9푼1리 13홈런 73타점으로 예년에 비해 부진했었다. 하지만 그해 한화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태균은 "야구를 가장 재미있게 한 시즌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만큼 그는 팀을 우선시하는 선수다. 팀 성적이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지금의 김태균은 4할 타율에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올해 복귀한 김태균은 의미있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49경기에서 169타수 70안타로 4할1푼4리라는 경이적인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최초이자 마지막 4할 타자였던 1982년 MBC 백인천에 이어 1994년 해태 이종범(8월21일) 1987년 삼성 장효조(8월19일) 1992년 빙그레 이정훈(6월14일) 다음으로 가장 오랫동안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타자가 올해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나도 사람이다 보니 4할 타율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며 "언젠가 타율이 내려가기는 내려갈 것이다. 4할에서 내려가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막상 4할 타율에서 떨어지면 허무할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4할 타율 사수에 대한 부담과 4할 밑으로 떨어진 이후 상실감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홈런과의 딜레마 때문에도 고민이 깊어졌다. 4할 타율을 치고 있지만 올해 김태균의 홈런은 6개로 기대보다 적다. 지난 7일 대전 롯데전에서 터뜨린 6호 홈런은 18일·14경기만의 아치였다. 그는 "홈런이 노린다고 나오는 건 아니지만 스윙이 달라지게 되어있다. 만약 타율이 3할7푼에서 3할8푼대라면 홈런을 노리겠지만 4할이기 때문에 쉽게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균의 더 큰 고민은 개막 후 한 번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팀 성적에 있다. 그는 "난 때려 죽여도 모자라다"는 표현까지 할 정도로 4번타자로서 바닥에 떨어진 팀 성적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태균은 "4할 타율 치면 뭐하나. 팀 성적이 꼴찌면 아무 소용이 없다. 팀 성적이 이런데 개인 성적이 중요한가. 감독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고개숙였다. 그런 김태균을 바라보며 한대화 감독은 "안쓰럽고, 미안하다"고 위로한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우리팀 많이 지고 있고, 나도 홈런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팀도 올라가고, 나도 홈런 30개는 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팀이나 나 모두 올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곧 치고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번 풀리면 잘 될 것이다"는 게 김태균의 말이다. 
지난달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심한 몸살 기운으로 처음 결장한 김태균은 "몸살에 한 번 걸리니 힘이 쫙 빠지더라. 스윙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배트 무게도 930g에서 910g으로 줄였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내 "누구든 몸이 힘든 건 당연하다. 지금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팀이 이런데 쉴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7일 대전 롯데전에서 김태균은 6회 타격 직후 오른쪽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수비에서 빠졌다. 허리 통증까지 몸 상태가 완전치 않지만 최하위로 떨어진 팀 성적 때문에 김태균은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4할 타율은 그 다음 문제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