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많이 나오다보니 주변에서 홈런 타이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정이는 거포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다”.
3번 타자는 팀 내에서 가장 종합적인 타격 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호쾌한 장타 뿐만 아니라 앞선 타자들이 출루하면 홈으로 인도하고 테이블세터진 출루 실패 시에는 대신 그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이 홈런 2위(13홈런, 7일 현재)를 달리고 있는 ‘소년 장사’ 최정(25)의 롤을 ‘중장거리 3번 타자’로 규정지었다.
올 시즌 최정은 47경기 2할7푼1리 13홈런 36타점을 기록 중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유격수 강정호(16홈런)에 이어 홈런 2위를 달리고 있으며 48개의 안타 중 딱 절반인 24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일 정도로 파괴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임을 감안하면 타율이 약간 아쉽다.

일단 홈런 레이스 형국에서 최정이 강정호, 이승엽(삼성), 박병호(넥센, 이상 12홈런) 등과 함께 현재로서는 타이틀 가시권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최정이 ‘홈런왕이 되기보다 2루타나 안타를 많이 쳤으면’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최정은 중장거리타자다. 최근 홈런이 많이 나오다보니 이야기가 나오고 자신도 부지 중에 이를 의식하다보니 타율이 하락한 양상이다. 그러나 정이는 본래 잘 갖다 맞추고 투수에 대한 대처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홈런이 늘었어도 기대에 비해 타율이 떨어져 내심 걱정이다. 홈런왕이 되기보다 2루타나 안타를 많이 쳤으면 한다”.
현재 SK는 팀 홈런 45개로 8개 구단 중 2위지만 팀 타율 2할5푼1리로 최하위다. 감독 입장에서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홈런은 당장 최대의 효과를 발산하지만 후속 타자는 더욱 압도적인 양상을 이어가려면 단 한 명의 주자 없이 리셋 상태에서 출루에 성공해야 한다. 또한 기대치에 비해 홈런이 많아지면 스윙이 저절로 커지는 선수가 대다수다. 이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 중 하나다.
“최정은 거포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인 만큼 홈런보다 안타와 2루타를 많이 쳐줬으면 좋겠다”라는 이 감독의 바람. 시즌 종료 후 최정의 시즌 성적표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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