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원의 눈물 연기가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에서는 목단(진세연 분)이가 어린 시절 죽은 줄로만 알았던 첫사랑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강토(주원 분)의 혼란스러운 감정이 극에 달했다.
이강토는 독립운동을 하다 모진 고문을 당해 바보가 된 형 이강산(신현준 분)을 보며 오직 성공만을 위해 종로경찰서 최고의 순사가 된 인물. 형 강산이 바보 연기를 하며 조선의 영웅 각시탈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강토는 각시탈을 체포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강토는 각시탈을 잡기 위한 미끼로 목단을 체포하기 위해 여관에서 수사를 벌이던 중 칼을 찾으러 온 목단과 맞닥뜨렸다. 하지만 강토는 목단이 쥔 칼을 보고는 망연자실했다. 그 칼은 자신이 어릴 적 사랑했던 소녀 분이에게 증표로 준 물건이었기 때문.
목단의 정체를 알게 된 강토는 믿기 힘든 현실에 오열했다. 강토는 "각시탈을 잡기 위해서라면 첫사랑 계집 쯤 산 채로 제물로 바칠 수 있다"며 위악을 떨었지만 이내 자고 있는 강산의 등 뒤에 기대 흐느끼며 본심을 드러냈다. 강토는 “(분이가)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있더라. 어떡하지? 내가 죽여야 하는데.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며 강산의 어깨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이는 돈 없고 백 없고 배운 것도 없는 한 조선인이 일본에 충성이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포함된 읍소였다. 강토 본인도 어머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지만 제국 경찰 생활 말고 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는 착잡한 심경을 울음과 함께 토해낸 것.
조선인 신분으로 제국 경찰이 된 강토는 조선 사람이라면 세 살 먹은 애들부터 팔순 노인까지 눈에 쌍심지를 켜는 공공의 적이 됐고,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어머니로부터도 외면 받는 외톨이가 됐다. 하지만 앞선 방송에서 강토는 절친한 친구 슌지(박기웅)에게 “우리 형만 고칠 수 있다면 앞잡이 소리 좀 들으면 어때”라며 악착같은 모습 속에 숨겨진 인간미를 드러낸 바 있다.
주원은 독립 운동을 하다 바보가 된 형과 독립운동가 아버지 때문에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제국경찰이 될 수밖에 없었던 강토의 복합적인 내면을 물오른 눈물 연기로 다채롭게 표현해 냈다. 주원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자기 연민이 섞여 있는 강토의 자조 섞인 울부짖음을 온 몸으로 표현했고, 시청자들은 "주원이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였냐", "이것이 일제 강점기구나 하는 생각에 나도 울었다"는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다.
앞으로 강토가 형 강산의 죽음을 맞이한 뒤 영웅의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각시탈이 될 것으로 예고된 상황에서 주원의 감정 연기는 더욱 극에 달할 전망. 주원이 과연 강토의 비극적 운명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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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방송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