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가 있을 때 압박감을 즐긴다".
한화 새 외국인 좌완 투수 션 헨(31)이 선수단에 합류했다. 헨은 넥센과의 홈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된 8일 대전구장에 들어와 한화 선수단과 간단한 상견례를 가졌다. 선수들은 뜨거운 박수로 헨을 환영했다. 지난 5일 브라이언 배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총액 25만 달러에 한화와 계약한 헨은 지난 7일 입국해 대전구장에 도착한 뒤 한대화 감독과도 첫 인사를 나눴다. 이날 헨은 코칭스태프와 간단한 면담을 가진 뒤 가벼운 롱토스로 몸을 풀었다.
헨은 "36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와서 힘들었지만 막상 한국에 오니 좋다"며 "한국에 대해서는 경험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멕시코 만큼 수준이 높고, 좋은 리그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124승 대투수 박찬호에 대해서도 "내가 텍사스 출신이라 경기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잘 알고 있다. 경험이 많은 선수인데 이번에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뉴욕 양키스에서 스캇 프록터와 팀메이트로 함께 보낸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는 강속구를 꼽았다. 헨은 "직구가 장점이다.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고, 때로는 떨어뜨리는 공도 구사한다. 요즘에는 구속이 92마일(148km) 정도 나오는데 마음 같아서는 95마일(153km)까지 던지고 싶다"며 볼 스피드에 의지를 보였다. 2002년 양키스에 지명될 당시 헨은 150km대 후반의 좌완 파이어볼러로 가능성을 주목 받았으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구속이 떨어졌다.
가장 중요한 보직에 대해서는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 하지만 내심 불펜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감독·코치님과 더 얘기해 봐야겠지만 선발과 불펜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말하기 쉽지 않다.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도 "아무래도 오랫 경험한 불펜이 조금 더 편하다. 선발은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주자가 찼을 때 압박감과 스릴을 즐긴다. 주자 있을 때 막아낼 자신이 있다"는 말로 중간 보직을 선호했다.
헨은 메이저리그에서 60경기중 5경기에만 선발등판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249경기 중 선발등판은 90경기 뿐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선발등판이 한 번도 없다. 메이저·마이너를 가리지 않고 주로 불펜 투수로 선수 생활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있는 게 힘들겠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부담될 게 없다"며 빠른 적응에 의지를 내비쳤다. 한대화 감독도 "일요일(10일)에 불펜 피칭을 하든지 아니면 여유있을 때 경기에서 1이닝 정도 던지게 할 생각을 갖고 있다. 선발일지 불펜일지는 더 보고 결정해야 한다. 본인이 괜찮다고 해도 선발을 할 상태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선발보다 불펜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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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