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던지면서 구위 회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사자 마운드의 '맏형' 정현욱(34)이 3년 11개월 만에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정현욱은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윤성환 대신 8일 문학 SK전에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윤성환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게 돼 급기야 정현욱이 선발로 나서게 됐다"면서 "투구수를 정해 놓지 않았지만 경기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삼성의 필승 계투진을 이끄는 정현욱은 올 시즌 20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1패 2홀드(평균자책점 4.70)를 기록 중이다. 정현욱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류 감독은 "정현욱이 올해 들어 성공하는 경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면서 "직구 구속은 150km 이상 나오는데 타구가 쭉쭉 뻗어 나간다. 볼끝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항상 긴박한 상황에서만 등판했었는데 오랜만에 선발 등판하는 만큼 심적 여유를 가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정현욱, 차우찬, 이우선 등 3명의 후보를 놓고 고심했던 류 감독은 정현욱을 선발 투수로 낙점한 이유에 대해 "팀내 제일 빠르게 던지는 투수"라며 "길게 던지면서 구위 회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선발 투수로서 80~100개까지 가야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윤성환의 공백은 우완 기대주 김기태에게 맡길 예정. 동산고를 졸업한 뒤 2006년 삼성에 입단한 김기태는 지금껏 1군 경기에 13차례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6.86에 그쳤다. 올 시즌 2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며 6승 무패(평균 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 감독은 "김기태가 2군 투수 가운데 구위가 가장 좋다. (1군 경기에 선발 등판할) 기회를 한 번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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