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 3년 11개월 만의 선발 등판서 '아쉬움' 삼키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6.08 21: 32

게도 구럭도 다 잃은 격이었다. 윤성환의 갑작스런 부상 속에 3년 11개월 만에 선발 중책을 맡게 된 '맏형' 정현욱(34, 삼성). 위기에 처한 사자 군단을 구하기 위해 9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정현욱은 4회까지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구원진이 무너지는 바람에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압도할 만큼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여느 선발 요원 못지 않은 호투였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삼성 조동찬은 1회 첫 타석에서 SK 선발 김광현의 4구째 슬라이더(134km)를 걷어 선제 솔로포를 터트리며 정현욱의 첫 승 달성을 지원했다. 정현욱은 1회 2사 1,2루 위기에 처했지만 김강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렸다.

2회 선두 타자 박정권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박진만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상황에 놓인 정현욱. 정상호와 정진기를 각각 헛스윙 삼진, 유격수 앞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3회 정근우, 임훈, 최정을 삼자 범퇴로 제압한 정현욱은 4회 1사 후 김강민의 중전 안타, 박정권의 볼넷으로 두 번째 위기에 내몰렸다. 박진만을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운 뒤 3루까지 내달리던 김강민을 아웃시키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5회 2사 후 정근우와 임훈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 맞았다. 그리고 최정과 접전 끝에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2사 만루 위기.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는 통역 직원과 함께 마운드로 향했다. 정현욱은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우완 이우선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폭투로 2점을 헌납한 뒤 이호준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아 1-4로 전세가 뒤집혔다. 정현욱의 자책점은 3점이 됐다. 삼성은 6회 1점 더 허용하며 1-5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만루 상황에 처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는 그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이며 이우선의 어깨 또한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상황. 결국 정현욱의 호투도 물거품이 됐고 역전패를 당하게 된 그야말로 게도 구럭도 다 잃은 격이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정현욱이 4년 만에 선발로 등판해 잘 던졌는데 교체 타이밍을 잘 못 잡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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