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같은 활약' 김성배, "KS 등판이 오로지 목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6.09 06: 57

"(김)성배야, 지금까지 한 것만 해도 연봉 100% 다 한거다".
아침부터 부산지역에 내린 비로 그라운드가 흠뻑 젖은 8일 사직구장. 이미 경기취소가 선언된 가운데 투수 김성배(31)가 더그아웃 쪽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자 롯데 양승호(52) 감독은 김성배를 흐뭇하게 바라 보더니 "지금까지 한 것 만으로 이미 연봉값 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올 시즌 김성배를 빼놓고 롯데 불펜을 설명할 수 없다. 김성배는 롯데가 치른 49경기 가운데 무려 28경기에 출전, 1승 2패 5홀드를 기록하며 핵심 불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3⅓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은 단 7개만 허용할 정도로 제구가 안정됐고, 피안타율 1할7푼3리는 그의 구위를 짐작하게 한다.

김성배는 올 시즌 활약에 대해 "정신없이 던지고 하루하루 열정적으로 보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날 롯데로 데려오기 위해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PR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에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올 시즌을 맞았다. 이제 내 나이도 있는 만큼 롯데에서 안 된다면 힘들 것"이라는 각오가 지금의 김성배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리고 롯데 승리를 지키는 인상적인 활약 덕분에 김성배는 요즘 롯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새로운 별명 '꿀성배', "롯데 팬 힘 느낀다"
김성배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꿀성배'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김성배가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이자 '꿀과 같이 달콤한 영입'이라는 뜻에서 '꿀성배'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김성배는 "예전에 들어서 알고 있던 별명"이라고 크게 웃더니 "그래도 꿀이면 달콤한 것 아닌가. 기분이 좋다"고 했다.
롯데 팬들은 이적생 김성배에 뜨거운 애정을 보내주고 있다. 김성배 역시 팀을 옮기고 나서 롯데의 인기를 더욱 실감나게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산 팬들과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김성배는 이 질문에 "예전 소속팀과 비교하긴 힘들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건 두산 팬들에게 죄송한 일"이라고 난처해 하면서 "두산도 충분히 열정적"이라고 직접적인 비교를 피했다.
하지만 김성배는 "부산 팬들은 야구에 대한 열기 자체가 다르다. 그 열기에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는 말로 달라진 느낌을 표현했다. 실제로 롯데 선수들은 부산에선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누린다. 선수들이 출근할 땐 주차장부터 경호원 두 명이 대동해서 경기장까지 안내를 할 정도다. 다른 팀 선수들도 출퇴근 길엔 팬들에 둘러싸이는 건 마찬가지지만 롯데 선수들 처럼 경호원이 두 명씩 붙을 정도는 아니다.
▲ "타이틀 욕심은 없다. KS 진출만이 목표다"
6일 대전 한화전에서 김성배는 김태균의 허리를 맞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김태균은 2년 선배인 김성배에 반말을 하면서 감정싸움이 벌어졌는데 다음 날 김태균이 김성배를 찾아가 "선배인지 정말 몰랐다. 반말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성배는 "결코 빈볼이 아니었다"며 다시금 강조했다. "한 점차에 주자가 1루에 있는데 맞힐 투수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한 김성배는 "사실 그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자꾸 공이 손에서 빠져 반대 방향으로 갔다. 그래서 불펜피칭을 할 때 가득염 코치님께서 '너 이러다 오늘 한 명 맞히겠다'고 농담을 하셨는데 그만 초구에 사구를 허용했다"라며 다시 한 번 김태균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성배는 줄곧 "특별한 목표는 없다. 안 아프게 한 시즌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해왔다. 다시 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홀드 개수 등 특별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면서 "다만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지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가도록 하는 게 목표일 뿐이다. 거기서 계투로 등판해 승리를 지키는 게 지금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성배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