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의 ‘중원 엔진’에는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기성용(23, 셀틱 FC)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동갑내기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던 김보경(23, 세레소 오사카)이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중대 일전이었던 카타르전 맹활약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최종예선 8경기 중 이제 막 한 걸음 내딛었을 뿐이지만, 카타르전 활약상만 놓고 본다면 최강희호의 새로운 에이스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1순위 후계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보경은 9일(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서 벌어진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카타르 원정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4-1 승리에 공헌했다.
경기 시작부터 공격 포지션의 선수 중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준 김보경은, 특히 한국이 상대 FW 유세프 아메드(24, 알 사드)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가던 전반 30분 측면을 파고들어 짧은 크로스로 이근호의 동점골을 도왔다. 근거리에 있던 이근호의 위치를 파악한 후 칩샷으로 정확히 연결한, 특유의 감각이 돋보인 어시스트였다.

또한 이날 김보경이 활약은 ‘원톱’ 이동국의 지원군으로 선발 출전한 구자철이 상대적으로 부진을 겪었던 가운데 한국의 공격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었다.
오는 7월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미드필더 한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을 만큼 홍명보 감독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김보경은 자신의 13번째 A매치인 카타르전 활약을 통해 국가대표팀에서까지 두각을 드러내며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까지 확실히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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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