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이정수-곽태휘의 중앙 수비 라인이 붕괴됐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새벽 1시 15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서 유세프 아메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근호의 2골과 곽태휘 김신욱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4-1의 대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기분좋은 승리였다. 한 골을 먹고 내리 4골을 넣었다. 골을 넣었던 과정도 만족스러웠다. 김보경의 그림같은 칩킥 크로스에 이은 이근호의 헤딩 동점골과 곽태휘의 역전 헤딩골, 김신욱의 논스톱 오른발 슈팅은 과정과 마무리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었다. 수 차례 지적받았던 수비불안이다. 이날 한국은 박주호-이정수-곽태휘-최효진으로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지난달 31일 스페인과 평가전과 비교해 조용형 대신 곽태휘가 들어간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스페인과 평가전서 4골을 허용하며 뭇매를 맞았던 한국 수비진이다. 물론 상대는 세계최강 스페인이었지만 오랫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조용형은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며 도마의 중심에 올랐다.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 곽태휘가 가세하면서 카타르전서 뒷마당을 든든히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비록 공격진의 활약 덕에 4-1 대승을 거뒀지만 수비진은 전후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정수-곽태휘의 중앙 수비 라인은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1골 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실점 장면이 수 차례 나왔다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전반 22분 유세프 아메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장면은 한국 수비진의 총체적인 문제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첫 번째로 공격에 가담했던 최효진은 복귀하지 못한 채 오른쪽 측면을 비웠고, 곽태휘는 역습상황에서 아메드를 놓쳤다. 이후 곽태휘는 일대일 싸움에서 왼쪽 측면을 공략당했고 도움 수비를 들어왔던 이정수도 한 발 늦은 타이밍에 결국 선제골을 허용했다.
한국 수비진은 전반 내내 유세프 아메드와 칼판 이브라힘에게 배후를 내주며 불안감을 더했다. 중심을 잡아야 할 중앙 수비가 붕괴되자 다른 포지션에도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후반들어 공격진이 골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수비진이 잠시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후반 40분 파비우 세자르에게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위협적인 왼발 슈팅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45분에는 모하메드 라자크에게 골대를 맞는 슈팅을 허용하는 등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한 체력소모, 원정 경기, 상대 귀화 선수들의 뛰어난 능력 등 여러 가지 이유를 고려한다손 치더라도 불안했던 수비는 씁슬함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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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곽태휘 / 도하(카타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