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더 기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새벽 1시 15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서 유세프 아메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근호의 2골과 곽태휘 김신욱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4-1의 대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이날 지옥과 천당을 오간 곽태휘(울산)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서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이겼다. 팀으로선 다행이나 개인적으로는 아니다. (형으로서)분위기를 이끌어 가야 했는데 내 실수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곽태휘는 전반 22분 어깨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해 유세프 아흐메드를 놓치며 선제실점의 빌미를 내줬다. 곽태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상황이었다"며 자책했다.
그러나 곽태휘는 후반 역전골을 터트렸고 한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세트피스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연습한 작품이 나와서 정말 기쁘다. 볼이 머리에 닿는 순간 잘 맞았다고 느꼈는데, 쳐다보니 골문 안으로 들어가더라”라는 말과 함께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수비진이 불안정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를 빨리 고쳐서 3일 후 치르는 레바논전에선 단단한 수비벽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곽태휘는 “습도가 높고 더우니 많이 뛰지 못했다. 여기에 어제 마무리 훈련에서는 에어컨 바람에 적응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으니 몸의 균형이 깨졌다. 집중력이 부족했는데 이를 키우고 조직력도 보다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태휘는 레바논전에 대해 “오늘 승리로 첫 단추를 잘 뀄고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풀어져선 안 된다. 지난해 11월 베이루트 원정에 가서 졌는데 우리가 못해서 진 것이다. 이번에는 준비를 잘 해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레바논전까지 집중력을 유지하고 오름세를 이어가 2연승을 달리도록 하겠다”고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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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