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는 8일 현재 선두 SK부터 7위 KIA까지 5경기차에 불과하다. 최하위 한화가 KIA에 4경기차로 간격이 벌어져 있는 정도. 하지만 아직 페넌트레이스 3분의 2 정도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4강 윤곽은 그야말로 안개정국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틀 연속 같은 순위가 없을 정도로 매일 순위가 바뀌고 있다. 긴장의 끈을 함부로 놓을 수가 없는 이유다. 선두 SK와 2위 롯데가 2경기, 롯데와 공동 3위 LG, 넥센과는 0.5경기차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7위 KIA까지 1경기씩 늘어져 있다.
8개 구단 모든 감독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이런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절대 강자 없이 혼전으로 치닫고 있는 순위 싸움은 마무리들의 세이브 경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려 6명이 1세이브차로 쭉 늘어서 있다. 그나마 진필중(두산)이 23세이브로 타이틀을 가져간 2001시즌 정도가 4명이 혼전을 펼쳤을 정도였다.

올해는 프록터(두산)가 15세이브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손승락(넥센)이 14세이브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사율(롯데)은 13세이브, 봉중근(LG)은 12세이브다. 오승환(삼성)과 정우람(SK)은 나란히 11세이브로 공동 5위에 랭크돼 있다.
작년의 경우 세이브 부문은 오승환의 독주 체제였다. 5월까지만 해도 오승환이 15세이브, 넥센 송신영(현 한화)이 9세이브로 큰 격차가 났다. 결국 47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이 일찌감치 이 부문 타이틀 홀더로 싱겁게 결정났다.
▲두산 프록터(15S, 평균자책점 0.87)
지난 4월 29일 잠실 KIA전에서 6번째 세이브를 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선 후 아직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아직 블론세이브가 없고 이닝과 투구수 조절도 잘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문학 SK전에서 5연패를 끊기 위해 2이닝을 던진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 세이브를 달성한 후 일주일째 세이브가 없다. 이 사이 팀은 연승 없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이길 때도 4점차 이상 점수차가 벌어졌다. 팀 순위도 4위, 5위, 3위, 5위로 등락을 거듭했다.
▲넥센 손승락(14S, 평균자책점 2.91)
마무리 투수들 중 가장 많은 블론세이브(4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6명 중 가장 많은 21⅔이닝을 소화, 팀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 지난달 2일 목동 롯데전부터 1이닝 이하로만 던지면서 차츰 안정권으로 들어선 모양새다. 팀이 상승세를 타면서 어느덧 세이브 부문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근 3연속 세이브 행진을 펼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팀이 3위와 2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지난 2010시즌에 이어 두 번째 타이틀도 노려볼 만하다.
▲롯데 김사율(13S, 평균자책점 2.70)
한차례 블론을 기록했다. 하지만 롯데가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롯데가 오래 전부터 갈구해왔던 확실한 마무리 투수라는 점에서 팀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최근 2연속 세이브로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다만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 팀은 3위와 2위를 계속 오가고 있다.

▲LG 봉중근(12S, 평균자책점 1.32)
마무리로 변신한 후 승승장구다. 거칠 것이 없다. 15경기에 나가서 12세이브를 거뒀으니 확실하면서도 그 기세가 어마어마하다. 12연속 세이브를 기록, 다른 동료들에 비해 늦었지만 빠르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LG의 순위도 5위과 3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팀 성적에 따라 등판 기회가 달라지는 만큼 은근히 기대를 걸만 하다.
▲삼성 오승환(11S, 평균자책점 3.94)
블론세이브는 1개. 그러나 지난 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서는 격에 어울리지 않는 현재의 순위다. 하지만 지난 4월 24일 대구 롯데전에서 6실점한 충격을 6명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팀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시즌 전 독보적인 1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시 4할대 승률로 내려갔다. 팀 사정이 좋아져야 오승환의 세이브 쌓기가 편해질 전망이다. 최근 '끝판대장'의 위력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SK 정우람(11S, 평균자책점 2.75)
3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첫 풀타임 마무리 투수에 도전한다. 왼손 검지가 깨지는 부상으로 일주일 동안 피칭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임시 마무리 박희수가 따낸 2세이브까지 포함하면 순위는 단숨에 오른다. 팀이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타선이 조용하면서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최근 경기 페이스로 보면 충분히 타이틀 도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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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록터-손승락-김사율(위), 봉중근-오승환-정우람(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