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 스트라이크, 투수계의 강심장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6.09 19: 40

'초구 스트라이크'는 투수에게 약이자 독이다.
투수가 타석에 막 들어선 타자를 향해 1구째 스트라이크를 꽂아넣는다면 처음부터 유리한 볼카운트로 대결을 끌고 갈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타자들도 그것을 알기에 초구 공략이 중요한 작전 중 하나다.
올 시즌 실제 상황에서는 1S0B의 경우 전체 타자들이 3할을 기록, 평소 타율(.260)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2S0B가 되면 피안타율은 1할6푼9리로 현저하게 떨어진다. 반면 OS1B에서는 피안타율이 3할3푼4리로 높았다. 이후에는 어떤 상황이든 타율이 3할을 넘는다.

헛스윙, 파울보다 확실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판단할 수 있는 루킹 스트라이크 만을 빠져봤을 때 프로야구 투수들 중 올 시즌 초구에 위험을 무릅쓰고 스트라이크를 가장 많이 기록한 강심장 선수는 다승 선두 벤자민 주키치(LG)다. 현재 7승무패의 '무적' 주키치는 11경기 302명의 타자 중 111명에게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져 36.8%의 비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초구 스트라이크가 많은 투수는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 니퍼트가 공교롭게도 6승4패로 다승 공동 2위에 올라 있어, 초구 스트라이크가 선수들의 승운을 좌우하고 있는 비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니퍼트는 11경기 283타석에서 91차례 초구 루킹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타자 상대를 시작했다.
토종 투수들 중에서는 윤석민(KIA)이 니퍼트에 한 개 뒤진 90차례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 선두 류현진(한화)은 초구 루킹 스트라이크가 89개로 4위에 머무르고 있는 대신 초구 헛스윙 유도가 19차례로 마리오 산티아고(SK, 21차례)에 이어 많아 자유자재로 타자들을 유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이한 점은 15위 16명 안에 주키치, 니퍼트 외에도 앤서니 르루(KIA), 앤디 밴 헤켄(넥센) 등 외국인 투수가 6명이나 들어 있어 올 시즌 프로야구계에 불고 있는 '외국인 에이스 열풍'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구부터 '칠테면 쳐보라'며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넣을 수 있는 강심장 외국인들이 올 시즌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점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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