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이근호(27, 울산 현대)는 최종예선의 사나이였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 1차전 원정경기서 4-1로 완승을 거뒀다. 첫 승을 신고한 한국은 골득실에서 이란을 제치고 A조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최고의 선수는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26분 김보경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35분에도 헤딩으로 한 골을 더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골을 넣었기 때문에 최고의 활약이라고 평하는 건 아니다. 이근호는 중앙 공격수로 기용되는 소속팀과 다르게 측면 공격수로 뛰었음에도 개의치 않고 날카로운 침투와 빠른 드리블로 카타르 수비진을 휘젓고 다녔다. 카타르는 이근호를 막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이근호의 활약은 이날에 한정되지 않는다. 최종예선행이 결정된 지난 2월 쿠웨이트와 3차예선 최종전에서도 이근호는 추가골을 넣어 팀의 2-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나타나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
사실 이근호는 약 4년 전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맹활약했다. 당시 이근호는 최종예선 8경기서 3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본선 엔트리 명단에서 제외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당시의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가 왔다. 이근호는 이제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가 됐다. 입지도 탄탄하다. 그리고 A매치 42경기서 기록한 13골 가운데 10골을 중동팀을 상대로 터트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표팀은 최종예선에서 이란 카타르 레바논 등 다수의 중동국가와 A조에 편성되어 있다. 이근호로서는 남아공 월드컵을 잊고 브라질 월드컵을 바라볼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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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