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자답고 거친 매력으로 시선을 모으며 데뷔한 힙합그룹 MIB가 감성 힙합곡 '나만 힘들게'로 또 다른 매력을 꺼내들었다.
이들은 최근 새 앨범 '일루션(Illusion)'을 발표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드라마틱한 랩이 어우러진 타이틀곡 '나만 힘들게'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데뷔곡 'G.D.M'으로 악동 같은 느낌을 물씬 풍겼다면, 이번엔 여성팬들이 좋아할만한 부드러운 매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에는 감성적으로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봤어요. 강남이 형의 중독성 있는 보컬을 강조하고 대중적인 소스도 많이 넣었고요. 이 곡을 통해 대중과 좀 더 친해지고, 앞으로 우리가 갈 방향에 계단 같은 역할을 해줄 거라 생각해요. 처음엔 우리끼리 음악을 만들고 대중에게 보여주자고 생각했다면, 이제 주위 피드백도 받아들이게 된 거죠."(크림)

멤버들의 마인드도 바뀌었다. 처음엔 자유로운 영혼의 힙합그룹을 표방했으나, 이젠 대중과 보다 친밀하게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우리도 좀 더 편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노래 제목도 영어에서 한국어로 바꿨고요. 저는 선글라스도 벗었어요. 지난번엔 늘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데, 혹시 얼굴을 공개해 인기가 오히려 줄어들더라도(웃음) 편하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멤버들도 살이 많이 빠져서 멋있어졌어요. 지금도 촌티가 안난다는 건 아닌데, 그래도 1집때보단 멋있어진 것 같아요."(오직)

이제 겨우 데뷔 6개월차이지만, MIB는 지난 4월 힘든 시련에 직면해야 했다. 새 싱글 '셀러브레이트'의 컴백 무대가 있던 날, 스타일리스트 팀원이 화재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컴백 무대는 취소됐고, MIB는 '셀러브레이트' 활동을 접었다.
"우리 멤버 4명 모두 많이 힘들었죠. 그 사건이 있었던 이후로 '셀러브레이트'는 한번도 안들었어요. 정말 좋아했던 곡인데, 그 후론 못듣겠더라고요.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강남)
함께 동고동락한 스태프를 잃은 슬픔에 심혈을 기울인 신곡을 그대로 가슴에 묻어둬야 했지만, 멤버들은 그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입을 모았다.
"무대 위에서 어색함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팬분들이 완벽해졌다고 생각하실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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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