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구 미만 QS 보장' 두산의 완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6.09 20: 25

상대팀 선발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하면 조기 강판과 계투진 조기 투입을 이끌 수 있다. 당일 경기를 패하더라도 다른 팀 계투진을 일찍 소모시키면 다음 경기 승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반면 두산 베어스는 최근 4경기 중 상대 선발투수들의 세 차례 90구 미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헌납하며 1승 3패를 기록했다.
두산은 9일 잠실 LG전서 7이닝 동안 단 76구로 5피안타(탈삼진 2개) 2실점 1자책 호투를 펼친 상대 선발 김광삼에게 묶여 2-6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이어진 LG전 6연패를 끊지 못하고 무릎 꿇었다. 최근 4경기서 두산은 총 8득점, 경기 당 2득점에 그치는 빈약한 타격을 보여줬다.
이 배경에는 4경기 중 세 경기서 상대 선발 투수들에게 쉬운 경기를 본의 아니게 제공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6일부로 웨이버공시되며 SK를 떠난 우완 아킬리노 로페즈는 퇴출 하루 전인 5일 두산전서 6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1개) 3실점으로 7-3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었다. 올 시즌 로페즈 등판 중 가장 공이 높은 편이었으나 두산 타자들이 나쁜 공에 성급하게 스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6일 경기서도 SK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는 6이닝 1실점에 단 81개의 공을 던졌다. 하루를 앞당겨 등판하는 바람에 소화 이닝을 적게 가져갔음을 감안했을 때 두산 타자들은 마리오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선발 노경은이 6⅔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지 않았더라면 완패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7일 SK전은 상대 선발 박종훈을 1⅓이닝 34구 1실점으로 혼쭐냈으나 뒤를 이은 이재영에게 4⅓이닝 60구 무실점으로 묶였다. 그리고 9일 나온 LG 선발 김광삼이 퀄리티스타트 승리에 성공하는 데는 단 76개의 투구수 뿐이었다. 4이닝 만을 던진 두산 선발 이용찬은 무려 102개의 공을 던졌음을 감안하면 양 팀 타선의 투구 대처 능력이 얼마나 큰 차이가 났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뒤늦게 LG 계투진을 세 명-2이닝 52구로 괴롭히는 타격을 하기는 했으나 이 스타일의 타격이 경기 초반 나왔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상대 선발투수의 투구를 손쉽게 만드는 타선을 갖춘 팀 치고 순위가 높은 팀은 없다. 상대의 투수전 전개를 더욱 쉽게 만들며 칼자루를 상대에게 자동으로 쥐어주기 때문이다.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작은 야구, 악착같은 플레이가 없다면 두산은 올해도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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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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