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서 빛난 김희진, '런던 기대주'로 부상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6.10 08: 38

"벤치만 지켰을 때는 교체로 들어가도 두려운 면이 많았다. 하지만 뛰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전 라이트 황연주의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게 된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 18득점으로 팀의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린 대표팀 막내 김희진(21, IBK기업은행)이 수줍음 속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지난 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IBK기업은행 2012월드그랑프리' 1주차 2차전에서 터키(세계랭킹 11위)에 세트스코어 1-3(18-25, 25-22, 21-25, 14-25)으로 패했다. 김연경과 김사니가 빠지고 황연주도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지만 대신 출전한 김희진이 제 몫을 해내며 분전한 것이 큰 소득이었다.

대표팀의 막내 김희진이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김희진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2014 런던올림픽 세계 및 아시아 예선전' 일본전에서 황연주 대신 출전, 맹활약하며 깜짝스타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일본 중계진과 언론들은 '미지의 존재' 김희진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센터와 라이트를 병행하는 김희진에게 허를 찔린 것. 실제로 부산을 찾은 일본 취재진 역시 주목하는 선수로 김연경에 이어 김희진을 꼽을 정도였다.
언니들에 비해 국제대회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김희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벤치만 지켰을 때는 교체로 들어가도 두려운 면이 많았다. 하지만 뛰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경험의 부재가 채워지면 더 큰 선수가 되리라고 기대할 수 있을만큼 당당한 포부였다.
잘한 점과 못한 점에 대한 분석도 확실했다. 김희진은 "(황)연주 언니 부상으로 들어가게 됐는데 초반에는 빈 자리를 잘 메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 4세트 후반에 체력적인 부분에서 좀 처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묵직한 서브를 구사하는 김희진은 이날 경기서도 3개의 서브 에이스를 만들어내며 터키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플로터 서브는 물론 드롭 서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김희진은 V리그에서도 센터답지 않게 서브가 좋은 것으로 유명했다. 남자 선수들의 서브를 연구하며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정도의 열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김희진에게 있어 올림픽 예선전과 월드그랑프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대회 경험을 쌓아나가며 착실히 성장해나가고 있는 김희진이 36년 만의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대표팀의 '런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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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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