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부정적 생각을 버려라" 박찬호의 조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11 09: 23

"부정적인 생각에 치우쳐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2)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멘탈 붕괴' 상태다.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안다는 그는 "멘붕"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연이은 부진 속에 바티스타는 지난 9일 대전 넥센전에서도 1-1 동점이던 8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강정호에게 볼넷을 주자마자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바티스타는 덕아웃에서 넋나간 표정으로 힘없이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하지만 그때 그의 옆에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다가왔다. 박찬호는 축 처져있는 바티스타의 어깨에 손을 얹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메이저리그 17년 경력답게 박찬호는 통역도 필요 없이 유창한 영어로 바티스타를 격려했다. 무슨 내용이었을까. 

박찬호는 "투수가 안 좋을 때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타자가 잘 치거나 투수가 잘 던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문제인데 지금의 바티스타는 너무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다. 팀이 이기고 지는 건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인데도 너무 부정적으로 많이 치우쳐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7경기에서 3승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2로 언터쳐블급 활약을 펼친 바티스타는 그러나 올해 23경기에서 1승3패7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43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볼 스피드는 150km대 초중반으로 변함없이 빠르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35⅔이닝 동안 볼넷 22개였지만, 올해는 21이닝 동안 벌써 26개를 내줬다. 
코칭스태프도 기량을 떠나 심리적인 문제에서 찾고 있는데 박찬호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볼넷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많이 위축돼 있다. 과거를 생각할 필요도 없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을 미리 생각해서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 그러다 보니 안 좋은 과거를 계속 기억해내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찬호의 조언은 간단하지만 확실했다. "과거의 부정적인 생각을 잊고 계속 도전하라. 공 하나를 던지더라도 제대로 던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타자와도 싸움을 해야 하지만, 결국 내가 마운드에서 어떻게 컨트롤하는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게 박찬호의 살아있는 조언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메이저리그 124승 대투수의 직접적인 조언에 바티스타도 겸허히 받아 들였을 터. 
박찬호는 "바티스타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과연 바티스타가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조언에 힘을 얻어 부활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