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호수비' 최진행, 리그 넘버원 외야수 급부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11 06: 11

한화 박찬호는 지난 10일 대전 넥센전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둔 후 최진행(27) 칭찬에 나섰다. 최진행은 이날 5-1로 리드하던 7회 좌중간 담장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30m 대형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승리에 한 몫 단단히 했다. 박찬호는 "굉장히 시원한 홈런이었다. 팀의 막혀있는 부분을 뚫어줬다"고 표현했다. 
이날 최진행은 홈런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무려 8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해낼 정도로 외야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타구가 뜨는 순간 빠른 스타트로 포착 지점을 찾아 전력질주했고,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에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6회 1사까지 박찬호가 잡은 아웃카운트 16개 중 7개를 최진행이 직접 처리했다. 
이날 경기처럼 최진행은 요즘 공수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올해 42경기에서 140타수 44안타 타율 3할1푼4리 9홈런 31타점. 타율·홈런 모두 7위에 타점도 10위로 뛰어오른 최진행은 출루율 5위(0.406)와 장타율 3위(0.593)로 둘을 합한 OPS(0.999)도 전체 4위로 진입했다. 그보다 높은 OPS의 타자는 강정호(1.121)-김태균(1.121)-이승엽(1.000) 뿐이다. 

이 모든 활약이 5월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최진행은 4월 한 달간 12경기에서 34타수 3안타 타율 8푼8리에 홈런없이 1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채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1군 복귀 후 30경기에서 106타수 41안타 타율 3할8푼7리 9홈런 30타점으로 놀라운 활약하고 있다. 
5월 이후 타율은 김태균(0.389) 다음으로 높고, 홈런은 최정(10개)에 이어 강정호(9개)와 함께 두 번째로 많다. 타점도 박병호(31점)에 이어 5월 이후 두 번째로 많이 올린 타자가 바로 최진행이다. 이 기간 동안 홈런 9개에 2루타만 12개를 몰아친 최진행의 장타율은 무려 0.755로 전체 1위이며 김태균(0.503) 다음 높은 출루율(0.472)까지 더하면 OPS는 무려 1.127에 달한다. 김태균(1.122)과 강정호(1.086)를 넘어 리그 전체 1위다. 
최진행 스스로도 "나도 이 정도로 칠 줄은 몰랐다"고 할 만큼 놀라운 반전이다. 6월 8경기에만 벌써 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몰아치기를 시작했다. 여기에 수비까지 몰라보게 좋아졌다. 한대화 감독도 "수비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 특히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 처리하는 게 안정돼 있다"고 칭찬했다. 최진행은 "수비 훈련을 진짜로 열심히 했다. 최만호 코치님과 함께 훈련을 많이 하다 보니 수비에서도 자신감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전 최진행은 "작년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타격을 했다. 올해는 상황에 맞게 과감하게 칠 때는 치겠다"고 했다. 홈런 9개 중 스리런 4개에 투런이 3개일 정도로 주자가 있을 때에는 큰 스윙으로 상대를 위협하고 있다. 주자없을 때에는 홈런이 2개지만, 타율 3할1푼6리로 높은 출루를 자랑했다. 상황에 맞게 정확도와 장타력 모두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남다른 욕심을 보인 외야 수비에서도 몰라 보게 향상돼 명실상부한 공수 겸장으로 거듭난 모습이다. 
최진행은 지난 2년간 수준급 활약에도 불구하고 낮은 타율 때문에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타율과 홈런에 호수비까지 삼박자 모두 갖춘 리그 넘버원 외야수로 재탄생, 당당히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바야흐로 최진행의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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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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