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명우-우성배', 롯데 필승 불펜 방정식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6.11 06: 11

"(이)명우랑 (김)성배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승리 방정식, 바로 좌완 이명우(30)와 우완 김성배(31)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두 선수가 없었다면 롯데 불펜진 구성 자체가 힘들었을 거라고 인정한다. 두 선수 모두 이 정도까지 활약을 펼칠 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롯데로선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지난 해까진 주로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조금씩 나오던 이명우는 올해 33경기에 출전, 22이닝을 소화하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3할1푼5리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올해 단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제구력을 뽐낸다. 지난 해까지 130km대 후반에 머물던 직구는 이제 140km 초반대를 형성하게 됐고, 덕분에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높아졌다.

김성배는 롯데로 팀을 옮겨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했다. 두산 소속이던 2005년 당시 김성배는 72경기에 출장, 82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 3패 8세이브 2홀드를 따냈다. 이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던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 25⅓이닝 1승 2패 6홀드를 올리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 했지만 1할8푼에 불과한 피안타율은 1위 강윤구(.209)보다 낮고 23명의 승계주자 가운데 단 3명만 홈으로 들여보내 불펜으로선 더할나위 없는 활약이다.
두 선수가 롯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성적이 말해준다. 이명우가 출전한 33경기는 투수 가운데 전체 1위이며 김성배는 30경기로 바로 그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속 팀 롯데가 51경기를 벌였으니 이명우는 롯데 경기의 65%에 출전 한 셈이다. 이명우와 김성배 모두 시즌 초반에는 필승조 보단 좌타자, 우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나섰으나 계속된 호투로 이젠 좌-우 필승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롯데가 승리를 거두는 경기엔 두 선수가 있다. 이명우는 올 시즌 롯데가 거둔 26번의 승리 가운데 18경기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쉐인 유먼과 라이언 사도스키가 각각 거둔 완봉-완투승을 제외하면 사실상 24승 가운데 18승에 기여한 것. 이명우가 나서지 않고 롯데가 이긴 나머지 6경기 가운데 3경기는 5점차 이상 벌어진 경기였다.
김성배는 롯데의 26승 가운데 17승을 함께했다. 승리 경기 가운데 결장했던 건 아직 필승조에 편입되기 이전인 4월에 몰려있다. 5월 이후 롯데가 거둔 16승 가운데 김성배는 13승을 함께했다. 이 가운데 사도스키의 완투승 경기를 제외하면 김성배는 거의 개근을 한 셈이다. 결장했던 경기들도 바로 전날 긴 이닝을 던져 무조건 휴식이 보장된 경기였다.
관건은 체력 유지다. 시즌이 40%가량 진행된 현재 두 선수 모두 이미 지난해 던졌던 것 만큼 소화했다. 이미 이명우와 김성배는 전체 출전경기 수 1,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체력안배는 필수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건 좌완 이승호의 구위가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정대현까지 더해진다면 롯데로선 최초의 '불펜 야구'를 하는 게 더 이상 꿈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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