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식, 또 다른 SK 사이드암 병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6.11 06: 22

"후회 없이 던져 보고 싶다."
SK 와이번스에 또 한 명의 사이드암 투수가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데뷔 5년차 백인식(25)이 1군 진입을 위해 확실한 채비를 갖췄다.
백인식은 아직 신고선수 신분. 청원고-제주산업대를 졸업한 2008년 2차 2라운드(전체 14번째)에 지명, 기대를 모았으나 1군 무대에 한 번도 서보지 못했다. 지난 1일부터 신고선수의 1군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잠시나마 1군 훈련에 합류하기도했다.

최근 평가가 좋았다. 구속이 최고 144km를 찍으면서 직구를 비롯해 볼 끝이 괜찮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사이드암 투수라는 점이 백인식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SK는 임경완을 비롯해 이영욱, 박종훈, 신승현, 임치영, 최원재 등 쓸만한 사이드암 자원이 풍족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백인식의 존재가 미미할 수 있다. 그러나 기량적 발전에 대한 평가는 백인식을 곧 1군으로 올려 검증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신인으로 입단해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는 185cm, 92kg의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백인식은 지난 2009년일본 고치 캠프에서 투구폼을 수정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원래는 우완 정통파 투수였던 백인식이었다. 그런데 팔을 내리면서 오히려 구위가 좋아졌다. 당시 최일언 투수 코치(현 NC)는 "볼 끝이 좋아졌다"고 칭찬을 해줬다. 하지만 시련이 왔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중 가진 연습경기에서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재활로 돌아섰다. 결국 도망치듯 그 해 10월 입대(공익근무)해야 했다.
"일부러 TV로 야구경기를 보지 않았다. 보면 조바심도 나고 야구를 하고 싶어질까봐 애써 외면했다"는 백인식은 "부상이 회복되면서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그 때 다시 야구를 많이 보면서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처한 다양한 상황들을 머리속으로 상상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고 웃어 보였다.
제대와 동시에 백인식은 고민에 빠졌다. 오버스로 투수가 될 것인지 사이드암 투수가 될 것인지 선택을 해야 했다. 결론은 사이드암. 같은 구속이라면 "자신이 있고 볼의 변화가 많은 사이드암"이라는 추천에 동의, 고민한 결과였다.
늘어난 파워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였다. 현재 몸무게가 92kg. 공익근무 때 99kg에 비하면 7kg가 빠진 상태. 그러나 입대 전 85kg에 비하면 역시 7kg가 찐 셈이다. 볼에 힘이 붙었다.
백인식은 지난 3월 LG와의 2군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복귀전을 치렀다. 2년 10개월만이었다. 3이닝 무실점. 이어 경찰청전에서도 6이닝 1피안타로 무실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올해 6경기(선발 5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3.55를 2군에서 기록 중인 백인식은 "돌이켜보면 너무 주변을 의식했던 것 같다. 기대치를 총족시키지 못해 자책했고 그러면서 자신감을 잃었다"면서 "군대서 나를 돌아보고 야구에 대한 생각이 절실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런 시간이 내게 여유를 준 것 같다. 올해는 후회없이 던져보고 싶다. 그리고 야구에 대해 최대한 많이 느끼고 경험해 보고 싶다"면서 "지금은 밸런스를 잡는데 주력하면서 기복 없는 투구를 이어나가고 싶다. 올해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멋있는 1군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용희 감독은 백인식에 대해 "직구의 힘이 좋으니 계속 공격적인 피칭을 하라"고 격려하고 있다. 또 김경태 코치는 백인식과 비슷한 유형 투수의 피칭 영상을 직접 비교 분석해주고 있다. 이에 백인식은 "주위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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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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