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닥공 시즌2'를 대표팀에서 펼치려고 한다.
카타르 원정에서 4-1 완승을 거두고 돌아온 한국 대표팀이 지난 10일 회복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은 카타르전 상승세를 레바논전까지 이어가려고 한다. 현재 이란에 골득실에서 2골이 앞서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표팀은 레바논전에서 연승을 이어갈 경우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레바논에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지난해 11월 3차예선 레바논 원정에서 1-2로 패한 것. 이 패배로 한국은 최종예선행이 불확실한 채 쿠웨이트와 최종전을 치르게 돼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의 경질에 이르고 말았다.

최 감독은 레바논과 악연을 공격축구로 끊고자 한다. 밀집수비 위주와 역습으로 경기를 운영할 레바논을 물리칠 방법은 공격밖에 없다는 뜻. 최 감독은 "밀집수비로 나오면 이를 깨야 한다. 비기면 지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각오를 전했다.
공격축구는 최 감독의 신조와 같다. 전북 현대를 이끌던 지난해 최 감독은 특유의 공격축구인 '닥공'으로 K리그를 넘어 아시아를 호령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주목을 받은 건 우승팀 알 사드(카타르)가 아니라 전북의 닥공이었다.
당초 최 감독은 닥공 시즌2로 전북을 K리그 2연패, 아쉽게 놓친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고자 했다. 그 일환으로 야심차게 김정우를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대표팀에 호출되면서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또한 대표팀 감독으로서 초반 경기도 최종예선행이 달렸던 만큼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이미 카타르전에서 닥공 시즌2의 향기를 느꼈다. 리드를 하고 있음에도 전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공격적인 선수들로 교체 카드를 써가며 더욱 상대를 압박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기죽지 않고 4골을 잇달아 터트리며 적지에서 기분 좋은 완승을 챙겼다.
물론 수비에서 약점이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수비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중원에서부터 1차 저지가 되지 않아 최종수비가 급하게 수비를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루 아침에 수비 조직력이 갖춰지는 게 아니다. 수비를 강조하면 공격이 위축될 수 있다. 공격적으로 나서되 밸런스와 조직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변함없이 공격적인 운영으로 레바논전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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