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애간장 태우는 경기를 줄이는 방안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6.11 09: 37

국내 프로야구가 불펜, 마무리 부족으로 애타는 경기가 자주 연출됩니다. 프록터(두산)나 봉중근(LG), 오승환(삼성)이 마운드에 오르면 마음이 놓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기라면 4~5점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지켜보는 사람은 속이 바작바작 탑니다.
6월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SK전은 가장 실책이 적은 와이번스도 뜻밖의 막판 에러로 인해 패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기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었고 라이온즈는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이 건재해 삼성 팬들을 마음놓게 한 경기였습니다.
오승환은 올해 11개 세이브에 블론세이브가 1개가 있고 평균자책점이 3.57을 기록해 지난 해(자책점 0.63, 47세이브, 블론세이브 1개)보다는 못한 성적이지만 이날 팀이 2-4로 뒤진 8회에 컨디션 조절차 등판했다가 9회초 팀이 5-4로 역전 시키자 힘을 내 승리를 지켜내 올 첫 승을 기록했습니다. SK의 마무리 정우람은 올해 4개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이날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넥센-한화전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히어로즈가 4-3으로 이겼는데 박진감 넘친 접전 끝에 승패가 갈린 게 아니라 '덜 실수하고 두번째 마무리가 힘겹게 지킨' 넥센이 승리를 챙겼습니다.
넥센은 9회초 2점을 뽑아낸 뒤 3-1에서 마무리 손승락을 올렸습니다. 세이브 순위 2위(14개)로 믿고 냈지만 손승락은 볼넷 후 1사 1루에서 최진행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고 연장전까지 가야 했습니다. 손승락은 이날 시즌 5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해 가장 많은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주로 마무리 직전에 나와 올해 블론세이브 한 개를 기록한 오재영이 등판해 결국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넥센은 상위권에 올라있지만 블론세이브가 8번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아 불안합니다.
최하위 한화는 불펜진 전체가 취약해 더 힘듭니다. 블론세이브가 7개이고 투수력이 약해 실점이 가장 많이 허용하는 바람에 역전패를 가장 많은 12번(이하 10일 현재)이나 당하고 있습니다. 바티스타가 블론세이브가 3개, 송신영이 2개, 마일영과 안승민이 각각 1개씩 기록했습니다.
롯데는 가장 강력한 타력으로 상위권에 올라 있지만 역시 불펜진이 약해 역전패를 두번째로 많은 11번이나 당해 선두로 올라서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5회 이후 리드시 53연승을 거둬 챔피언에 오르는데 유리했던 삼성은 올해는 선발과 불펜진이 부진해 두산, KIA와 더불어 세 팀이 역전패 10차례를 기록하고 있고 SK는 가장 적은 역전패 7번을 기록해 선두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올해 불펜 투수 중 블론세이브가 없는 투수는 프록터(15세이브), 봉중근(12세이브), 박희수(SK. 2세이브 17홀드) 3명뿐입니다.
좋은 마무리를 찾기 어려운 현황에 대해 양상문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마무리 투수가 힘들다 보니 대부분 투수들이 마무리로 나서지 않으려 한다.”고 드문 이유를 설명합니다. 양상문 위원은 “마무리 투수를 하려면 우선 공의 위력이 강한 선수가 맡아야 하는데 강속구 투수가 부족하고 육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약한 마무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지도자들은 마무리, 스토퍼 등을 맡길 때는 투수들의 능력을 잘 파악해서 역할 분담이 뚜렷하게 나누어야 하고 실패하더라도 확실하게 맡겨야 하는데 역할 분담이 제대로 안되게 이리저리 기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난 해와 달리 뚜렷하게 달라진 LG의 유원상에 대해서 양 위원은 “작년과 달리 팔스윙이 빨라져 공의 힘이 있고 변화구도 예리해져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하고 “LG 코칭스태프에서 유원상을 내보낼 때 필승조에 전담 시켜 본인도 정신적으로 다부져진 것 같다.”고 분석합니다.
역전승과 역전패가 많으면 일견 재미도 있으나 프로야구에서 역전극이 경기에 절반 가까이 펼쳐지면 보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와 실망감을 안깁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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