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주루코치, "껄끄러운 팀이 목표"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6.11 10: 40

"아마 다른 팀들이 지금도 꽤 껄끄러워하고 있지 않을까요?".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68개의 팀 도루를 성공해 가장 많이 도루를 한 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위와 5개 차, 8위 SK와는 무려 39개 차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도루 실패도 SK(27개)에 이어 25개로 많다. 도루 시도 자체가 많은 셈이다.
넥센은 올 시즌 '뛰는 팀'을 선언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이 내야수 강정호다. 강정호는 현재 16홈런-13도루를 성공시키며 올 시즌 가장 먼저 '10-10 클럽'에 올랐고 홈런 1위, 도루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려놓으며 넥센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강정호의 통산 도루는 올 시즌 그가 뛴 것보다 적은 12개였다.

강정호 뿐 아니라 4번타자 박병호도 4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3번의 도루를 실패, 기본적으로 도루 시도량이 많다. 올 시즌 넥센 타자들 중 오재일, 조중근 등 지명타자와 허도환, 강귀태 등 포수를 제외하면 모든 포지션이 도루 기록을 갖고 있다.
염경엽 넥센 작전주루코치는 '뛰는 넥센'의 숨은 공신이다. 스스로 "발이 빠르지 않다"고 말하는 강정호는 "염 코치님이 사인을 빨리 주셔서 뛸 수 있었다"고 도루 비결을 밝힌 바 있다. 염 코치는 "(강)정호는 스타트가 빠른 편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방심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호에게 도루를 시키는 이유는 팀 성적 뿐 아니라 개인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염 코치는 "3할을 찍는 타자보다 2할8푼을 기록하며 도루까지 할 줄 아는 타자가 더 높게 평가받는다. 자신의 장점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정호가 앞으로 어디서든 도루까지 가능한 타자로 평가받지 않겠냐"고 밝혔다. 다만 강정호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절대 금물이다.
염 코치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도루를 격려한다. 그는 "우리 팀이 많이 뛰다 보니 2루에 주자가 가면 2루수와 유격수가 베이스 근처에 붙는다. 그러면 안타를 쳐보낼 공간이 더 많아진다. SK와 두산이 강해왔던 것도 나가서 배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을 상대팀들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팀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뛰는 야구'는 김시진 넥센 감독의 작전이자 바람이다. 염 코치는 "올 시즌 팀에 왔을 때 감독님이 '뛰는 팀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셨다. 선수들이 도루에 실패해도 또 뛸 수 있는 것은 감독님이 책임을 묻지 않고 이해해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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