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반격, 희망은 차태현이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6.11 08: 26

KBS 2TV의 간판 예능 '1박2일'이 다시 돛을 올리자마자 금세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제작진과 멤버들의 대폭 교체에 따른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KBS 파업 사태로 파행 방송을 계속하면서 일요일 예능 선두 자리를 내준 지 두 달여만이다.
AGB닐슨 집계에 따르면 '1박2일'이 포함된 '해피선데이'는 10일 모처럼 두자릿수 시청률을 회복했다. 전국기준 11.9%다. 30%선을 넘봤던 전성기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그래도 한 자릿수 시청률의 악몽에서는 완전히 깨어난 모습이다.
무엇보다 시청률 상승세가 2주연속 이어졌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3일 방송분 시청률은 10%를 기록했다. 경쟁프로인 SBS '일요일이 좋다'와의 격차는 상당히 줄었다. '일요일이 좋다'는  그 전 주(17.6%)보다 오히려 하락한 15.5%로 떨어졌다. 입장이 바뀌긴 했지만 추격하는 '1박2일'과 쫓기는 '런닝맨'의 대결이 시청자 흥미를 돋우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1박2일' 상승세의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건 새 멤버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코미디 영화의 달인이자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차태현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신예 주원의 좌충우돌 활약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감초 역할부터 버터남 성시경과 콤비를 이뤄 한바탕 원맨쇼를 벌이는 간판 역할까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팔색조 매력으로 '1박2일'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차태현의 예능 대활약은 방송 관계자들 뿐아니고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다. 외화 '락아웃'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차태현은 주말 리얼버라이어티 예능프로들의 베테랑 예능인들은 누르고 당당히 생존력 강한 연예인 1위에 뽑혔다. '1박2일'에서 선보이는 그의 타고난 예능 감각이 이미 시청자의 빠른 촉각에 잡혔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가 '엽기 춘향'으로 변신한 10일 방송은 차태현이 왜 '1박2일'의 희망인가를 확실하게 팬들에게 각인시킨 한 판 무대였다. 성시경과 함께 체험 여행 미션으로 남원 춘향 마을을 찾은 차태현. 체격이 커서 춘향 의상이 몸에 들어가지 않는 성시경 대신 고운 한복으로 단장한 차태현은 그네를 타며 갸냘픈 목소리로 향단이를 찾으며 누썹을 파르르 떠는 애교 동작으로 폭소탄을 터뜨렸다.
결과적으로 이날 '1박2일'은 시청자게시판 등에서 최근 보기 드물게 호평 봇물이 터졌고 시청률도 상승했다. 차태현 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이 분명하고 '1박2일'의 부활 입소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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