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김은숙표 대사의 포텐이 터진 날이었다.(포텐 터지다=잠재력과 가능성이 폭발하다, potential에서 응용된 네티즌 용어) 10일 방송된 SBS '신사의 품격'은 '흥행 로코 메이커' 김은숙 작가 특유의 쫄깃한 대사들의 향연으로 물들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매력적인 대사들 덕에 장동건은 한층 멋있었고 김하늘은 사랑스러웠으며 다른 모든 '신사'들 역시 화면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이 생생해졌다.
김은숙의 포텐이 터지자 시청률도 크게 올랐다. 이날 6회 방송분은 16.8%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고 상대작 MBC '닥터 진'(13.8%)과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AGB닐슨, 전국기준) 방송 직후부터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SNS 등에는 마침내 '신품 앓이'를 시작한 시청자들의 호소가 끊이질 않는다. 또 다시 김은숙의 저력이 확인된 셈이다.
'신사의 품격'은 지난 5월 26일 '닥터 진'과 나란히 첫 방송을 시작하며 부담스러울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일단 '시크릿 가든' '파리의 연인'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대본이란 점, 톱스타 장동건의 12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에다가 때마침 송승헌 이범수 박민영 주연의 '닥터 진'과 함께 스타트를 끊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기대가 컸던 것일까. 첫 주 방송 후 일각에서는 실망스럽다는 의견들도 꽤 나왔다. 이전의 김은숙 작품에 비하면 매력이 떨어진다거나 장동건 효과도 별 게 없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1회부터 6회까지 꾸준히 지켜본 시청자들이라면 회를 더할수록 조금씩 색깔이 더해지고 온도가 높아지는 이 작품의 가능성을 눈치 채고 있던 터다. 결국 5, 6회에 이르러 마치 숨겨뒀던 비장의 무기가 등장하듯, 김은숙표 대사의 마력과 캐릭터들의 오색찬란 매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무려 4명의 신사들과 김하늘 윤세아 윤진이 등 3명의 숙녀들이 각기 다른 에피소드 속에서 웃음과 눈물을 선사하고 있다. 이토록 다양한 캐릭터들이 누구 하나 미워하기 힘들도록 공감을 끌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 이 역시 김은숙만의 저력이 아닐까.
결국 '신사의 품격'은 김은숙 대본의 '품격'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장동건 김수로 이종혁 김민종 김하늘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안정을 찾았고 단순한 듯 복잡한 러브라인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렇게 되는 데는 결국 대본의 '품격'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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