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G! DRG! DRG!"
그의 애칭인 동래구의 약자가 5000명의 e스포츠 팬이 모인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를 그야말로 뒤흔들었다. 스타크래프트2 저그 3대 고수 중 하나인 '동래구' 박수호(MVP)가 MLG 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며 해외 메이저 무대서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수호는 11일 새벽(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 특설무대에서 열린 'MLG 스프링 챔피언십' 최종 결승전서 양준식을 3-1로 꺾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박수호는 MLG 출전 5번만에 첫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차지하게 됐다.

조별리그 1위, 이호준, 이정훈 등을 연파하며 최종 결승까지 승승장구를 거듭했던 박수호는 초반부터 상대 양준식을 매섭게 몰아치며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양준식은 험난했던 패자조를 돌파하고 올라왔던 역전의 용사. 우민규 이호준 등 GSL서 뛰는 선수들은 그를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지목할 정도였다.

더블 엘리미네이션을 택한 대회 방식에 따라 박수호 승리시 5전 3선승제, 양준식이 승리할 경우 9전 5선승제가 예정 됐던 결승전은 팽팽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싱겁게도 박수호의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박수호는 1세트부터 저글링-뮤탈리스크로 양준식의 병력을 상대 진영에 묶어두며 손쉽게 기선 제압을 했다. 거대 둥지탑 업그레이드를 실수로 늦게 하면서 2세트를 내줬지만 분위기는 이미 양준식을 압도한 상태였다.
3세트가 시작하자 마자 박수호는 바퀴로 양준식을 손쉽게 요리하며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4세트서는 스타크래프트1의 5드론 스포닝풀 전략 같은 6산란못 전략으로 주도권을 잡은 뒤 무리군주 감염충으로 양준식의 병력을 정리하며 3-1 우승의 방점을 찍었다.
박수호는 "우승을 해서 너무 기쁘다. 거만해지면 안되겠지만 아무도 나를 막지 못하게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을 차지한 박수호는 상금 2만5000달러(한화 약 2917만원)와 우승컵을 차지했고, 준우승을 차지한 양준식은 상금 1만 5000달러(1750만원)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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