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거스르는 박찬호, 토종 선발 스피드 TOP5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11 15: 36

휴식이 보약이었다. 변화구 투수로 변했다지만 그에게는 기본적으로 '강속구'가 최고의 주무기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12일만의 등판에서 위력적인 피칭을 보였다. 박찬호는 지난 10일 대전 넥센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4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도 4.03으로 낮췄다. 팀의 2연패를 끊는 연패 스토퍼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이날 박찬호는 직구와 투심 등 패스트볼 계열의 공으로 공격적인 승부를 펼쳤다. 총 투구수 91개 중 직구가 34개, 투심이 23개로 패스트볼 계열이 57개.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박찬호의 패스트볼 계열의 공 비율이 48.5%로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12일만의 등판에서는 62.6%로 비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박찬호가 패스트볼 계열 공을 57개나 던진 것도 처음. 데뷔 첫경기였던 4월12일 청주 두산전에서도 직구 28개와 투심 20개로 총 48개였다. 이후 4월18일 청주 LG전 49개, 4월24일 광주 KIA전 52개, 4월29일 청주 넥센전 42개, 5월5일 대구 삼성전 50개, 5월11일 청주 롯데전 36개, 5월17일 잠실 두산전 40개, 5월23일 광주 KIA전 43개, 5월29일 대전 삼성전 43개를 던졌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로 낮경기였던 5월5일 대구 삼성전 146km 이후 두 번째로 느렸지만 투심이 146km까지 나오는 등 전반적인 볼 스피드는 살아 있었다. 5회 2사 3루에서 박병호를 상대로 좌익수 뜬공 처리할 때에는 143km 몸쪽 직구가 파고들어 박병호의 배트를 부러뜨릴 정도였다. 아웃카운트 16개 중 절반에 해당하는 8개가 뜬공이었는데 깊숙한 타구는 없었다. 결정구로 직구 및 투심을 던져 잡은 아웃카운트도 9개였다. 
박찬호는 "(5월29일 삼성전 이후) 몸이 무겁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던질 수 있었지만 만약 던졌다면 부상이 염려될 만한 상황이었다. 감독·코치님이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자고 했는데 적중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덕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변화구보다 직구로 승부했다. 공격적으로 낮게 제구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구위 회복에 대해서는 "구위는 중요치 않다. 원하는 코스에 공이 잘 들어갔다. 투심이 좋았고 오른손 타자 바같쪽으로 직구가 잘 먹혀들었다"고 답했다. 
모든 투수가 그렇지만 박찬호도 기본적으로 구위가 뒷받침되어야 위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올해 박찬호가 우리나이 불혹에도 팀의 2~3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구위에서 기인한다. 박찬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2.1km.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5명 중 전체 8위에 해당한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토종 투수로 한정하면 KIA 윤석민(144.6km) 한화 김혁민(143.6km) 한화 류현진(142.8km) SK 윤희상(142.2km)에 이어 토종 선발 중에서는 탑5를 형성한다. 윤석민·김혁민·류현진·윤희상의 평균 나이가 25.8세라는 것을 감안하면박찬호의 힘이 더욱 돋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박찬호에게 열흘간의 휴식은 확실한 보약이 됐다. 우리나이 불혹에도 불구하고 박찬호의 볼 스피드와 구위는 세월을 거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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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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